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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리고 감춰진 10년, 연쇄 살인사건의 진실은···창작뮤지컬 ‘인터뷰’

“오직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조각내 버린 소년.
그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순간, 잔인한 진실과 마주한다!”

한 사람 안에 둘 또는 그 이상의 각기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인격 상태가 존재하는 것.

해리성정체장애(DID), 흔히 ‘다중인격장애’라고 부르기도 했다. 해리성정체장애는 TV드라마로 인기를 누린 ‘킬미, 힐미’나 영화 ‘23아이덴티티’등 대중들에게 꽤 알려진 콘텐츠다. 말하자면 콘텐츠가 주는 신선함보단 ‘다중인격’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배우와 대중들의 소통에 관건일 수 있다. 주관적일 수 있지만 정신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해리성정체장애 표현을 잘 소화해낸 배우 지성, 제임스 맥어보이의 숨막히는 열연은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뮤지컬 ‘인터뷰’ 역시 해리성 정체 장애를 다룬 창작 뮤지컬이다. 창작 뮤지컬 속 해리성정체장애. 영화도 아닌 소설·드라마도 아닌 뮤지컬에서 한 명의 인물이 여러명의 인격을 어떻게 표현해낼까?

창작뮤지컬 ‘인터뷰’ 싱클레어 고든 역 배우 고은성. 사진=창작컴퍼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다양한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뮤지컬 ‘인터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큰 사랑과 관심을 받은 요인에는 소름이 끼칠 만큼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특히 ‘유진’ 역의 배우들은 110분의 공연 시간 내내 단 한 번의 퇴장 없이 무대를 지키며 극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위태롭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싱클레어’ 역의 배우들은 한 공연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아픔을 간직한 소녀 ‘조안’ 역을 맡은 배우들의 몽환적인 모습과 강렬한 연기는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의 외피를 두른 뮤지컬 ‘인터뷰’에 슬프고 아름다운 정서적 감흥을 더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공포와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소극장은 배우와 관객의 깊은 교감을 가능하게 한다.

이날 뮤지컬 ‘인터뷰’의 ‘해리성정체장애’를 연기한 싱클레어 고든 역(배우 고은성)의 몰입된 감정표현과 연기는 숨소리마져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검은 공간 속 관객들의 눈빛은 그를 향해 집중되었음이 분명했다. 물론 극을 끈임없이 이끄는 박사 유진 킴 역(배우 이건명)의 갈망하는 눈빛의 섬세함과 어린소녀 그대로를 입은 조안 역(배우 김주연)의 연기 또한 관객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한 연기였다.

이달 1일(목)부터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인터뷰’는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한 소년이 10년 후 죄책감으로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창작뮤지컬 ‘인터뷰’ 싱클레어 고든 역 배우 고은성.

2001년 런던의 작은 사무실, 추리소설 ‘인형의 죽음’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유진 킴’에게 작가 지망생 ‘싱클레어 고든’이 찾아온다. 차분하게 시작된 두 사람의 면접 인터뷰는 극이 진행됨에 따라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숨 막히는 심리 싸움으로 변모한다. 흩어진 파편처럼 조각나있는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순간 관객은 잔인한 진실과 마주하고, ‘누가 살인범인가’보다 ‘왜 살인했는가’에 집중하며 극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지난해 5월 프로듀서 김수로가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무대를 가진 뮤지컬 ‘인터뷰’는 입소문만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매진 사례를 기록했었다. 국내 초연 이후, 교토, 도쿄, 뉴욕 등 3개 도시 진출에 성공한 이 작품은 한국어로 쓴 뮤지컬이 영어로 번안돼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작품의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 수출을 계획했던 김수로 프로듀서는 뉴욕 현지 스태프들과 협업한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서울 공연, 일본 교토, 도쿄 공연을 잇는 창작 뮤지컬의 세계화를 이루어냈다.

뮤지컬 ‘인터뷰’는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하여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로, 이 작품으로 추 연출은 2017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 연출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추정화 연출은 “가정 내의 아동폭력이 낳을 수 있는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다. 아동폭력으로 괴물로 살 수밖에 없던 아이가 이 시대의 어떤 비극을 낳는지. 그 비극이 초래한 결과를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유진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서 피해자의 입장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가정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주시고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뮤지컬이 되길 바라면서 결말을 바꿨다”고 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창작뮤지컬 ‘인터뷰’ 캐스팅.

한편, 2017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뮤지컬 ‘인터뷰’는 대극장 공연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베스트셀러 ‘인형의 죽음’을 쓴 추리소설 작가 ‘유진 킴’ 역은 배우 민영기를 필두로, 이건명,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이 캐스팅됐다. 비밀을 숨긴 추리소설 작가 지망생 ‘싱클레어 고든’ 역에는 배우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이 출연한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18세 소녀 ‘조안 시니어’ 역은 배우 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이 함께 맡았다.

창작 뮤지컬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성과를 거둔 뮤지컬 ‘인터뷰’는 더욱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다시 돌아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뮤지컬 ‘인터뷰’는 대학로 TOM 1관에서 8월 20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김선민 기자 minibab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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