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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8-20 10:01

수정 :
2018-08-20 10:04

[행간뉴스]조양호 일가 갑질이 진에어 제재와 무슨 관련이 있나?

국토부 “갑질 물의 진에어, 일정기간 신규노선 등 불허키로”
한진가 갑질은 대한항공서 비롯…조현민 등기이사 재직이 문제

<사진=국토부 보도자료 일부>

진에어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국토부가 한진그룹일가의 갑질 물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진에어의 신규노선 개설과
부정기편 취항을 불허하는 다른 제재조치를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가 인과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가 갑질논란의 단초가 조현민씨로부터 시작됐다고는 하나 이는 대한항공 전무로 행해진 일로 진에어와는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진에어 면허취소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자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갑질 경영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을 통해 제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제재는 진에어가 청문과정에서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경영행태가 정상화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조양호 일가의 갑질로 인한 진에어의 신규 노선 불허 등의 제재 조치가 과연 합리적인 것이냐는 것이다.

국토부는 신규노선 불허 등의 제재 근거로 ‘진에어의 갑질 경영’을 들었다. 국토부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첫 머릿말에서부터 ‘갑질 물의 진에어, 일정기간 신규노선 등 불허키로’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신규노선이나 부정기편 허가 등의 조치는 항공사가 항공법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나 승객들의 이용에 불편이 있을 경우에 제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국토부는 1997년 대한항공의 괌 공항 사고 직후 2년여간 괌 노선 운항을 중단시켰고 이후 1999년 11월부터 2년간 추가로 괌과 사이판 노선면허 발급을 제한했다. 국토부는 2013년 18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책임을 물어 아시아나항공에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사진=국토부 보도자료 일부>

이와 관련 김 차관은 질의응답에서 신규노선을 배분하지 않는 근거로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계속되는 경우 또다른 형태의 이용자 불편이 있을 수 있어서 제한하는 것이다”며 “항공사업법 시행규칙 8조는 이용자 편의에 적합하지 않은 영업 행태를 보인 경우 신규노선 등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국토부는 개선 대책이 충분히 이행될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 등을 제한할 계획이다. 이른바 갑질 관행을 근절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도가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차관의 설명에도 석연찮은 점이 있다. 한진가의 갑질 사태가 촉발된 것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컵갑질이 시작이다. 한진그룹 임직원과 가사도우미, 수행기사에게 폭언·폭행으로 ‘갑질 의혹’을 받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진에어의 실질 경영자는 아니다.

즉 진에어는 미국 국적자 조현민이 등기이사로 재직(‘10.3~’16.3)한 것이 문제가 되어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 받은 것이지, 진에어 자체의 경영진 갑질 여부가 문제였던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토부는 진에어 사태에 있어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 여부가 위법인지만을 판단하는 것이 사실상 적당하다. 그러나 정부는 면허 취소 대신 신규 노선 불허 등 경영상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한진가에 대한 심판을 대신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에어는 대한항공과는 별개의 항공사인데도 불구하고, 국토부가 확대해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진가의 갑질로 국민의 공분이 일었지만 그 이유로 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에 대한 압박을 밀어붙인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다.

결국 진에어는 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성장에는 제동이 걸렸다. 새로운 노선을 따내는 것은 물론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특정 시간대 배정에도 불리해지면서 경쟁업체에 뒤처지게 될 수 밖에 없게 됐다.

한순간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던 진에어 직원들은 한숨은 돌렸지만 “오너의 잘못 때문에 왜 우리가 벌을 받아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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