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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정도경영위 발족 까닭

PD수첩 검사로 알려진 임수빈 변호사 영입
횡령·배임 세번째 항소심…오너리스크 염두
공정위 내부거래 고발에 적극대응 가능성도

그래픽=강기영 기자

오너의 황제보석 논란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대내외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던 태광그룹이 정도경영위원회를 새롭게 출범했다. 외부 인사 영입으로 조직쇄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검사 출신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한 만큼, 오는 12일 예정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세번째 항소심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임수빈 변호사(57)를 초대 위원장으로 하는 정도경영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었다. 정도경영위원회는 임 위원장이 상근하는 상설기구로, 주요 계열사 CEO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그룹 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아울러 경영활동에 탈·위법 요소가 없는지 사전 심의하고, 진행 중인 사안도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정기적인 점검에 나서게 된다.

임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9기로,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그는 재직시절 소신있는 개혁파 검사로 평판이 높았다. 특히 ‘PD수첩검사’로도 유명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 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상부 지시에 “언론의 자유 등에 비춰볼 때 보도 제작진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며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겪다가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황신용 전 SK하이닉스상무(49)도 정도경영위 위원(전무)으로 합류한다. 황 위원은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SK하이닉스 정책협력을 담당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객관적인 시각과 엄정한 잣대로 그룹을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임 위원장이 그룹의 변화와 개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태광그룹의 임 위원장 영입이 오너리스크를 체계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한다. 이 전 회장은 421억원대 횡령·9억원대 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8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3년간의 심리 끝에 횡령 액수를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두 번째 2심에서는 징역 3년6개월이 선고됐지만, 또다시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세 번째 항소심 공판기일은 이달 12일로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구속기소됐지만, 간암 말기 판정, 대동맥류 질환 등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기소된 지 62일 만에 구치소를 나왔다. 2012년 6월에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전회장이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등 환자가 아닌, 일반인처럼 생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조계 출신인 임 위원장을 필두로 한 정도경영위원회의 임무가 이 전 회장을 보호하고, 규제 당국의 압박에 대비하기 위해서란 주장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태광그룹 관계자는 “오너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전문경영인과 내부 인사들이 이 전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이를 해소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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