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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철 기자
등록 :
2019-04-08 14:57

수정 :
2019-04-08 15:01

[팩트체크]한전의 강원산불 책임 논란⋯손해배상 해야하나?

산불 원인 지목된 고성 전신주 개폐기…관리부실 ‘도마위’
한전, 배전 유지보수 예산집행 전년대비 약 4000억원 축소
“최근 3년 사이 집중투자 탓…계획수선비는 꾸준히 증가”
한전 관리부실·장비결함으로 결론 날 시 손해배상 불가피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의 발화 원인이 한국전력공사가 관리하는 전신주의 ‘개폐기 스파크’로 잠정 확인된 가운데 한전이 지난해 실적악화로 배전 부문 유지보수 예산 약 4000억원을 삭감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측은 적자로 안전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은 전년 대비 4200억원 줄어든 1조4418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예산은 2015년 1조7444억원, 2016년 1조7950억원, 2017년 1조862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조4449억원으로 책정됐다.

배전 유비보수 예산은 변압기, 개폐기, 스마트계량기, 전선 등 배전설비의 교체‧보강 등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을 말한다. 유지보수 예산은 설비의 노후화, 성능저하 등으로 설비를 교체하는 연계수선비와 설비를 교체할 필요가 있는지 점검 및 수선에 사용되는 계획수선비로 구분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인해 김종갑 한전 사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예산 절감에 나선탓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해 영업적자 20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강원 화재의 최초 발화 원인이 전신주 개폐기로 추정되는 상황과 맞물려 한전 관리부실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만약 개폐기가 최초 발화 원인으로 결론이 날 경우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해당 개폐기가 최초 발화 원인으로 확인되면 관리주체인 한전 책임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전측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계획했던 설비교체가 2015~2017년 사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며 지난해부터 설비교체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과거 3개년에 집중투자가 이뤄져 지난해부터 관련 예산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특히 설비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수선하는 계획수선비는 오히려 늘었다고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계획수선비는 2015년 2452억원, 2016년 2731억원, 2017년 2946억원, 2018년 2948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올해는 48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92억원(64.2%) 늘었다. 한전 관계자는 “배전설비 이상을 직접 점검하는 이상이 있을 경우 이를 고치는 예산집행은 해마다 늘고 있고 올해 큰 폭으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또한 개폐기 자체 결함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문도 발표했다. 한전은 지난 5일 “전봇대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에 이물질이 강풍에 의해 접촉돼 아크(전기불꽃)가 발생하면서 난 화재로 추정한다”며 “개폐기는 내부에 공기가 없는 진공절연개폐기로 기술적으로 폭발할 일이 없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개폐기는 2006년에 제작됐으며 내구연한은 30년이다. 한전은 지난달 27일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해당 개폐기가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 중인데 최종 결론이 전봇대 개폐기 문제로 드러난다면 한전을 상대로 한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개폐기 설비 관리 소홀이나 안전장치 미설치 등 규정을 위반한 사실 등이 드러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 수 있다”며 “다만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후 소송 등의 문제제기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내부규정에 따르면 한전의 물자나 설비로 재산 피해가 발생해 책임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을 하는 게 원칙”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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