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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떠난 소진세…넉달만에 교촌 간 사연

롯데그룹 퇴임 후 4개월 만에
말많은 치킨업체 전격 복귀
권원강 전 회장 오랜 설득끝에
전문경영인 자리 승낙한 듯

“소진세 회장은 유통업계에 전설같은 인물이다. 소 회장이 손 대는 곳마다 큰 성과를 달성해 신동빈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다. 롯데 사장단 내에서도 맏형 역할을 하며 그룹이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선두에서 해결했다. 각계각층의 네트워크 역시 튼튼해 유통가 마당발로 소문난 거물급 인사가 왜 하필 치킨업계로 복귀를 했는지 모르겠다.”

롯데그룹에 42년 동안 몸 담으며 신동빈 회장의 심복 역할을 했던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이 퇴임 후 4개월 만에 치킨업계 수장으로 등장했다. 국내 재계 5위 기업의 거물급 인사로 통했던 그가 돌연 치킨업계로 복귀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22일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소진세 전(前)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창업주인 권원강 전(前)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회장과 신임 소 회장이 같은 학교 출신으로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40년 이상 유통업계에 몸 담았던 소 회장의 경영 노하우와 네트워크 파워를 활용해 교촌에프앤비의 사세를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영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식에서 퇴임을 밝히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예고한 바 있다.

치킨업계 수장으로 복귀한 소진세 회장의 소식에 유통업계는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에 평범한 직원으로 입사해 승승장구하며 최고 자리까지 올라 롯데 오너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소 회장이 굳이 바람잘 날 없는 치킨업계를 선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

실제 소 회장은 롯데그룹 사장단 내에서 맏형 역할을 하면서 업무에 대한 의욕과 추진력이 강한인물로 정평이 자자했다. 이런 소 회장을 신동빈 회장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외에도 경영비리와 면세점 특혜의혹, 국정농단 게이트 등에 연루되면서 이미지가 실추되자 소 위원장을 소방수로 전면에 내세워 불을 끄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 회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치킨업계에 잘 적응할 지 우려된다. 자칫 한순간에 40년 유통에서 쌓은 명성이 무너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2년 전 경쟁업체 BBQ에서 회장 학교 후배였던 금융계 거물 인사를 영입했다가 3주만에 퇴임시켜 수십년 쌓아 올린 명성을 무너뜨린 사건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소 회장이 교촌의 지휘봉을 잡은 만큼 앞으로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가장 먼저 ‘오너가 갑질사건’ 이후 중단된 IPO를 성사시켜야 한다. 최근 권원강 회장의 6촌인 권순철 전 상무의 직원 폭행 갑질이 드러나며 불매운동 확산으로 IPO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경영투명성 확보와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는 것도 소 회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편, 교촌에프앤비는 △계림물산 △케이앤피푸드 △교촌에프앤비차이나 △교촌USA △수현에프앤비 △교촌아시아 △㈜비에이치앤바이오 등 총 7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계림물산, 케이앤피푸드, 교촌에프앤비차이나 등 세 곳은 교촌에프앤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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