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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5-30 14:42

수정 :
2019-05-30 16:39

[인보사 퇴출]두문불출 이웅열, 이지경 만들어놓고 어디서 뭐하나?

인보사 판매 중단 후 2차례 공개석상 내비쳐
그룹 재단 이사장직 유지…사회공헌 행사 참석
차명주식 재판서 “투명 경영했다”며 선처 호소
인보사 언급은 일체 없어…책임회피 논란 확산

그래픽=강기영 기자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사기극 중심에 서 있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올해 3월 인보사 논란이 공론화된 이후 몇차례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번 사태와 전혀 무관하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인보사의 허가취소 결정이 난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경영퇴진을 선언한 이후 단 두 차례 공개석상에 얼굴을 비췄다. 4월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행사와 5월 차명주식 관련 공판 때인데, 모두 인보사 논란이 불거진 이후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월31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이유로 제조·판매 중지를 단행했다.

이 전 회장은 예고한 바와 같이 올해 1월1일자로 회장직을 비롯한 모든 직책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재단 이사장직만은 유지하고 있다. 재단은 4월23일 선행·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우정선행상 시상식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 전 회장이 시상자로 나섰다.

이달 16일에는 상속받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 등으로 첫 재판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공판에 참석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평생 바친 기업에서 물러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데, 남은 인생 동안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의도적으로 실험결과를 조작하거나 고의로 은폐했다. 당시 바이오사업을 총괄하던 이 전 회장이 이 같은 내용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의견이지만, 이 전 회장은 여전히 문화재단을 이끌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차공판 당시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회장직을 물러난 순간까지 법 테두리 안에서 투명하게 그룹을 경영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언급했는데, 이 전 회장과 안보사 관련 불법 행위의 연관성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퇴임 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던 이 전 회장의 정확한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국내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체류 중이더라도 6월20일 이 전 회장의 차명주식과 관련한 선고가 열리는 만큼, 국내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 전 회장을 향한 비판의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비록 경영에서 떠났지만, 인보사의 허가가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는 것은 도의적 책임마저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세 명의 자녀를 둔 이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라고 부를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더욱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전 회장을 코오롱그룹의 동일인(총수)로 인정하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코오롱 지분을 45.83% 갖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이 전 회장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도 불구, 이 전 회장이 수습에 나서지 않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먹튀’나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등기이사로 재직한 6곳의 계열사 중 5곳에서 총 455억7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 중 410억4000만원이 퇴직금이다. 거액의 퇴직금을 받았지만, ‘자연인’ 신분으로 내려왔다는 이유로 무대응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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