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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11 09:27

수정 :
2020-01-11 09:29

[CES 2020]폐막 속 옅어진 업종 경계…5G 기반 AI·모빌리티의 ‘전자’ 만남

7~10일 나흘간 전 세계 눈길 사로잡고 폐막
4500여개 국가 속 ‘디지털 코리아’ 위상 단단
5G·인공지능 시대 문앞…자동차도 이젠 ‘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현지시각) 개막해 10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 사진=임정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로 불리는 ‘CES 200’이 10일(현지시각) 폐막하면서 업종 경계가 사라진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미래 청사진으로 제시됐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를 뼈대로 이동수단인 모빌리티까지 이제는 디지털 전자 기술로 압축된 모습이다.

특히 그 중심에는 5G를 기반으로 한 기기 간 소통이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현장에서는 “업종 경계가 사라지고 기업 간 활발한 협업과 차별화된 기술이 필수가 된 시대”라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약 3년 전부터 CES에 집중하기 시작한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자동차마저 과감하게 후순위로 미루고 첨단 기술을 총집합한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로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다. 도요타는 레벨4 자율주행 콘셉트카 ‘LQ’와 자율주행 셔틀 ‘e-팔레트’를 전시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재활용 가능한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로 차량 내부를 꾸민 콘셉트카 ‘비전 AVTR’을 선보였다.

시선을 추적해 탑승자의 눈으로 차량과 소통 가능한 아우디의 ‘AI:ME’와 천장에서 스크린이 내려오는 BMW의 ‘i3 어반 스위트’도 엔터테인먼트에 방점을 찍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현대차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였다. 현대차는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거점)를 선보이면서 PAV(개인용 비행체)인 ‘S-A1’을 가장 중앙에 뒀다. 관람객은 최초로 제시된 하늘을 나는 개인 이동 수단에 열광하며 현대차 전시관을 가득 채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전시관에서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와 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고 “2028년쯤이면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이 상용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CES 2020에서 관람객들이 현대차가 우버와 개발한 개인용 비행체를 보고 있다.

기존 전자 업체들의 자동차 전장 힘주기도 더욱 속도를 냈다. 삼성전자는 5G 기반 최첨단 운전석인 ‘디지털 콕핏’의 향상된 모습을 공개했다. 올해 선보인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 전문기업 하만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지난 CES 2018 이후 한층 진화했다. 8개의 디스플레이와 세계 최초 5G 기술 활용 차량용 통신장비 등으로 무장해 ‘내 집’ 같은 자율주행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상무는 “삼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경험을 자동차 전장으로 확대하고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차량에 전송하는 커넥티드카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2020년형 디지털 콕핏.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자사 AI 플랫폼 ‘씽큐’를 활용해 차에서도 냉장고와 의류관리기 등을 관리하는 커텍티드카 기술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LG전자 인공지능 플랫폼인 LG씽큐홈과 자율주행 자동차를 연결해 집에서 TV를 보다가 자동차 안에서 운행 중에 이어보기 화면을 보고 비서처럼 커뮤니케이션하는 식이다.

특히 LG전자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개발사인 룩소프트와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모빌리티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이 조인트벤처는 올 상반기 안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설립돼 디지털 콕핏 등 지능형 모빌리티(이동성)를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 개발에 착수한다.

LG전자의 LG씽큐존 커넥티드카.

해외 기업 중에서는 소니가 크게 주목받았다. 소니는 자사 기술력이 집약된 자율주행 전기차 ‘비전-S’를 깜짝 공개하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총 33개의 센서가 안전성을 높이고 파노라마식 스크린과 입체적인 사운드 등으로 무장했다.

외신들 사이에선 소니가 아예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소비자 가전 회사 이미지를 벗어던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는 분위기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사장 겸 CEO는 “지난 10년 동안 모바일이 우리 생활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면 앞으로의 메가트렌드는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니의 자율주행 전기차. 사진=임정혁 기자

AI에서는 ‘디지털 코리아’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인간에 접목한 ‘인공지능’ 개념을 최초로 공개했다. 인공인간 ‘네온’은 실제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등 더욱 인간과 가까워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공 모양의 작은 로봇 ‘볼리’를 선보였다. 볼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는 AI 기반의 가전 관리 시스템인 LG 씽큐의 사용성을 대폭 확대하면서 집안 내 모든 가전 기기들을 잇는 ‘연결성’을 제시했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효율→개인→추론→탐구’으로 이어지는 4단계 AI 계획을 전 세계 관계자 앞에서 발표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Ballie)’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8K 시장에는 중국과 일본의 영토 확장이 두드러졌다. 소니·샤프(일본), TCL·창홍·하이센스·콩카(중국) 등이 8K TV를 전면에 내걸고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많은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증가한 8K TV 제품 수만큼의 질적 성장은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 김현석 CE(소비자 가전) 부문장(사장)은 “8K 칩을 만들려면 최소 2년 이상은 걸리는데 작년 초부터 시작했으면 내년에 나온다고 보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2년 정도로 추정했다.

LG전자 8K TV

최고경영자(CEO)의 예민한 촉수도 현장의 변화를 감지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현재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경쟁력으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면 변화를 통해서라도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해야 되는 것”이라며 중국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의 추격에 대비한 변화를 예고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리 기업들끼리의 초연결이 필수”라며 “필요하면 사명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CES의 업종 경계가 수년 전부터 무너졌는데 올해는 더욱 확연하다”며 “5G를 중심으로 한 업종 협업이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한편 CES 2020은 161개국 글로벌 기업 4500여개사와 17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각 기업은 전시 부스를 마련해 신제품을 공개하고 현장에서 여러 차례 미팅을 하는 등 거래처와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CES는 미국 가전협회 주최로 열리며 독일 베를린의 IFA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불린다. 삼성전자는 가장 넓은 3368㎡(약 1021평) 규모 전시관을 차렸다.

라스베이거스(미국)=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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