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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아줌마 상대 ‘밀어내기’ 논란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아줌마 상대 ‘밀어내기’ 논란

등록 2014.03.26 08:01

수정 2014.03.26 08:03

박수진

  기자

설·밸런타인데이 등에 수십만원씩 강제 할당
“야쿠르트아줌마들 상대 장사한다” 비난
회사측 “사실무근, 강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아주머니를 상대로 이른바 밀어내기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사 측은 판매촉진을 위한 독려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지난해 남양유업 등의 강압적 밀어내기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던 터라 이번 야쿠르트의 밀어내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야쿠르트는 최근 설과 밸런타인 및 화이트데이 등 특수 시기를 명목으로 일부 사업장 야쿠르트아줌마에게 개인당 총 80~100만원어치의 브이푸드 제품을 구매해 판매할 것을 강요했다.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아줌마 상대 ‘밀어내기’ 논란 기사의 사진



문제는 해당 제품이 잘 팔리는 인기 제품이라면 얼마치를 구입하건 상관이 없겠지만 비인기제품이고 고가이다 보니 잘 팔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제품이 이미 홈쇼핑, 드러그스토어 등 다른 경로를 통해 할인판매 되고 있어 직접 야쿠르트아줌마를 찾아오는 고객도 찾아 보기 힘들다.

따라서 팔지 못 한 제품 값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야쿠르트 판매 구조상 야쿠르트 아줌마들에게 회사의 이런 요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야쿠르트아줌마 A씨는 “사실 야쿠르트의 밀어내기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라며 “매해 명절 때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는 구정명목 80만원에,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명목으로 각각 20만원씩 또 밀어내 팔리지도 않고 솔직히 힘들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야쿠르트아줌마들은 지인, 친인척, 단골고객께 부탁하기 일쑤다. 그러나 해당 제품들이 대부분 최저 2만5000원에서 최고 16만원에 이르러 부탁하는 데도 한계가 따른다. 이에 대부분의 야쿠르트아줌마들은 자신이 먹거나 가족을 위해 챙기는 등 본인이 떠 안고 있다.

일부 야쿠르트아줌마들은 회사가 야쿠르트아줌마에게 제품을 팔아넘김으로써 일원 한푼 손해를 보지 않는다며 결국 회사가 자신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야쿠르트아줌마의 수입은 제품 판매가격에서 출고가격을 제외한 마진율로 회사와 야쿠르트 아줌마가 나눠 가진다. 마진율의 24%가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수입으로 월말 정산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전국 1만3000명의 야쿠르트아줌마 중 30%가량이 브이푸드 미 판매자거나 한자릿수 판매율을 기록했다”면서 “우리는 목표량도 없으며 더욱이 강제할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렇게 밀어내기를 한다면 야쿠르트아줌마들이 근무를 하겠나. 특히 요즘 같은 분위기에 밀어내기는 말도 안된다. 명절 때 프로모션 할인을 진행한 적은 있어도 강제할당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브이푸드는 2010년 ‘천연원료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하면서 톱스타인 고현정씨를 모델로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현재 우먼·맨·시니어·비타민B복합비타민C 등의 기본 제품군 10종, 홍삼 제품군 6종, 기능강화 제품군 3종, 기초영양 제품군 3종, 다이어트미용 제품군 2종 등 총 24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2010년 ‘천연원료 비타민’이라는 홍보 카피를 사용한 것과 달리 식약청 조사결과 합성원료인 ‘D알파 토코페릴애시드 호박산’이 미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과장광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렇다면 야쿠르트아줌마들이 개인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손해를 보면서 회사 측의 밀어내기 물량을 떠안는 이유는 무엇일까.

50대인 야쿠르트아줌마 B씨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안 사려고 해도 지점장이 일하는 동안 ‘눈치’를 주기 때문에 대부분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더불어 밀어내기가 매번 진행되는 게 아니라 특정 때에만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시기만 잘 넘기면 그나마 버틸만 하다는 게 그 이유다. 또 대부분 40대 중반에서 60대인 주부들의 취업이 쉽지 않은 사회 현상도 한몫한다.

B씨는 “우리 나이에 다른 곳에 취업하기는 힘들다”면서 “밀어내기를 매달 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시기에만 진행하기 때문에 이 때만 잘 지나가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627@

뉴스웨이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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