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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날’ 최불암·나문희, 명불허전 老배우들의 열연···안방극장 눈물바다

‘기분 좋은 날’ 최불암·나문희, 명불허전 老배우들의 열연···안방극장 눈물바다

등록 2014.08.17 10:06

홍미경

  기자

‘기분 좋은 날’ 최불암-나문희가 60년 노(老)부부의 참고 참았던 애끊는 눈물을 토해내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 제작 로고스필름) 33회분에서 김철수(최불암 분)와 이순옥(나문희 분)은 이순옥의 파킨슨병 진단 이후 혹여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 파킨슨병을 함구한 채 60년 동안 살았던 집에서 분가를 했다.

사진= SBS ‘기분 좋은 날’ 방송캡처사진= SBS ‘기분 좋은 날’ 방송캡처


집에 놀러온 정다정(박세영 분)에게도 비밀을 지키기 위해 순옥은 떨리는 왼손을 감춘 채 평소처럼 해맑은 웃음을 연신 지어냈고 철수 또한 슬쩍슬쩍 순옥의 왼손을 잡아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한 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순옥의 왼쪽 손과 다리의 떨림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다정이 철수와 순옥이 없는 사이 발견한 약봉투를 언니이자 약사인 다애(황우슬혜 분)에게 보냈고 결국 순옥의 파킨슨병에 대해 알게 됐던 것. 팔, 다리는 물론 얼굴도 굳어서 웃지 못하게 된다는 것과 심해지면 치매를 동반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게 된 다정은 마냥 즐거운 척하는 철수와 순옥을 쳐다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눈물을 참으며 집으로 돌아가려는 다정을 배웅하기 위해 철수가 따라나섰던 상태. 이때 홀로 집에 남아있던 순옥은 다정이 가져온 자두 바구니를 들다가, 손에 힘이 빠져 놓치고 말았다.

바닥에 부딪쳐 뭉개진 자두를 주워 담던 순옥은 그 순간에도 어김없이 떨리는 자신의 왼손을 보며 “자두 하나 못 집는 손으로 증손주를 어찌 업어주나”라고 처량한 신세를 한탄했다. “내가 왜 이렇게 됐데”라고 서글픈 혼잣말을 내뱉던 순옥은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그제서야 “어이 여보, 나 솔직히, 너무너무, 너무 너무 속상해요”라고 남편 철수에게 조차 말하지 못했던 진심과 북받친 오열을 토해내고 말았다.

순옥이 혼자 눈물을 쏟아내는 시간, 철수는 모든 사실을 알아챈 다정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아 “고칠 수 있는 병이라면 가족들한테 알렸겠지. 그런데 의사 선생님 말씀이 약 한 알도 아니고, 반쪽 먹는 게 병을 늦추는 유일한 방법이란다”라고 꾹꾹 묻어놨던 가슴 아픈 속내를 끄집어냈다.

이어 “고생하는 저 사람한텐 미안하지만, 병 알고 내 속으로 고맙다 했다. 어느 날 갑자기 가버리지 않아 고맙다! 이제라도 나한테 남편 노릇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라며 “잘해주마, 하고 데려와서는 60년 만에 요즘 내가 니들 할머니한테 잘해”라는 말과 함께 순옥 앞에서 차마 보일 수 없던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던 철수는 “애들 앞에서 병 감추며 눈치 보게 하고 싶지 않아. 마음 편히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고, 손을 덜덜 떨고,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어서 나왔어”라고 분가를 감행한 진짜 속뜻을 밝힌 후 “니 할머니 소원이 증손주 업어 키워주는 거란다. 애라도 빨리 나라”라고 애써 허허로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눈물을 쏟아내는 다정의 손을 토닥이며 “마음 무겁게 갖지 말어,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거야. 괜찮다. 괜찮아”라고 오히려 다정의 마음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옥의 파킨슨병을 알게 된 후에도 서로의 마음이 아플까, 도리어 밝은 웃음을 지어왔던 철수와 순옥이 끝내 절절한 눈물을 토해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던 터. 60년 동안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로에게 힘이 돼왔던 노부부 김철수와 이순옥의 눈물이 시청자들에게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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