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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보수 받는 회장님들, 개인 기부는 쥐꼬리?

고액 보수 받는 회장님들, 개인 기부는 쥐꼬리?

등록 2015.08.18 13:29

수정 2015.08.18 13:31

정백현

  기자

5억원 이상 보수 수령 국내 기업인 227명···전년比 35명 증가보수 증액에도 총수 개인·기업 단체 기부 액수는 지속적 감소反재벌 정서 스스로 씻어내려면 ‘베푸는 재계’로 혁신 꾀해야

총액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기업인들의 보수 수령액이 공개됐지만 고액의 보수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 실천 활동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까지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법인과 기타법인이 제출한 올해 반기보고서를 이날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했다. 반기보고서에는 각 기업의 재무제표와 사업 목적, 임원 현황, 주주 지분 현황, 등기임원들의 보수 수령액 등이 상세히 나와 있다.

이번에 공시된 기업인 중에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아 반기보고서 보수 수령 항목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총 227명으로 지난해보다 35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었다. 유 회장은 올해 초 등기임원에서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 86억9358만원을 포함해 총 154억2187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5대 기업 총수 3명(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정 회장은 올 상반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각각 24억원과 18억원을 받아 42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구본무 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각각 34억3000만원과 22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공시됐다.

이들 기업인들은 대부분 각 기업 대표 계열사의 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해당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는 것은 물론 지분율과 배당액에 근거해 책정된 배당금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실제로 손에 거머쥐는 현금은 더욱 많다.

이처럼 기업인들의 보유 현금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이와 비례해야 할 개인의 기부 활동은 상대적으로 매우 인색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총수 개인의 기부 소식은 웬만해선 전해지지 않고 있고 기업의 단체 기부도 그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총수 본인이 졸업한 고교나 대학교 등 모교에 대한 현금·현물 기부나 건축 기부 등의 형태는 종종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관심을 가져줘야 할 저소득층에 대한 기부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5월 발간한 ‘기부 및 사회이슈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기업 기부 총액에서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의 기부액 합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11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고액 보수를 받는 기업인들과 기업의 기부 활동이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 진행되는 이웃돕기 성금 모금 기간에만 집중된다는 점이다.

연말 모금 기간에는 지난해보다 모금액이 증액됐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기부를 하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기부 활동이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는 셈이어서 재계 전체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촉발된 반(反)재벌 정서를 기업이 스스로 불식시키고자 한다면 일시적으로 그쳐 온 기업인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활동을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 방안이라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기업인 보수 공개 규정 때문에 재계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나서서 기부 등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상시 실천한다면 국민들이 우리 기업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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