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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볼 수 없는 오너家의 벽, 철옹성 ‘대명그룹’

넘볼 수 없는 오너家의 벽, 철옹성 ‘대명그룹’

등록 2016.03.21 07:46

황재용

  기자

대명코퍼레이션 사외이사·감사, 오너 측근 장악그룹 내 견제세력 없어···문어발 신사업 제동 못해투명한 경영구조 확립 위한 특단 조치 필요

대명그룹 오너家 2세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대명그룹 오너家 2세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


대명코퍼레이션 감사 선임 문제로 도마에 오른 대명그룹 오너家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준혁 대명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막대한 오너家 특혜를 받아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서 대표이사의 주도로 대명엔터프라이즈가 대명코퍼레이션을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한 회사다. 회사는 이후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호를 대명코퍼레이션으로 변경했다.

대명코퍼레이션은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 선임 안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유두종 세무사 대신 신규 감사로 김삼재 대명복지재단 상임이사를 선임할 예정인데 김 상임이사가 대명그룹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 상임이사는 벽송삼림업 대표를 맡았었다. 벽송삼림업은 대명레저산업의 계열사고 대명레저산업은 대명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오너家가 직접 지배하고 있는 대명홀딩스의 종속회사다.

현재 김 상임이사가 몸담고 있는 대명복지재단 역시 대명그룹이 사회환원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재단이다. 즉 대명코퍼레이션은 자신의 측근을 감사 자리로 불러들였다. 감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며 이사에 대해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외이사 문제도 드러났다. 대명코퍼레이션 사외이사는 2011년부터 김영효 김영효세무사무소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별도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추천·선임됐다. 다시 말해 대명코퍼레이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명그룹 오너家가 회사의 사외이사를 지배할 수 있는 셈이다.

또 김 대표는 오너家가 대명코퍼레이션 합병 전 지분 매각을 통해 큰 이득을 얻은 사실을 눈감아줬다. 서 대표이사와 서경선 대명레저산업 부사장, 막내인 서지영씨 등 오너家가 3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기안코퍼레이션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코퍼레이션)가 198억원에 인수할 때 김 대표는 찬성 의견을 던졌다.

회사의 경영상태를 감독하고 오너家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차단해야 하는 사외이사지만 직무유기를 범한 꼴이다.

이 과정에서 서 대표이사 등 대명그룹 오너家가 대명코퍼레이션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대명코퍼레이션이 그룹의 유일한 상장기업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대명그룹 오너家에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서준혁 대표이사와 그의 모친인 박춘희 대명그룹 회장은 대명그룹 창업주인 서홍송 회장의 타계 후 그룹을 지배해왔다. 이들이 대명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19개의 계열사로 이뤄진 대명그룹은 대명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 대명홀딩스는 박춘희 회장 37.7%, 서 대표이사 36.4%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77.40%를 갖고 있다. 또 대명홀딩스는 대명건설(72.83%), 대명레저산업(100%), 대명코퍼레이션(34.30) 등 계열사들의 최대 주주로 이들을 장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명레저산업은 유-솔비넷(79.62%), 대명네트웍스(100%), DMS(100%), 벽송삼림업(100%), 벽송엔지니어링(99.00%), 오션글로벌코리아(46.08%) 등 그룹 대부분의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즉 박 회장과 서준혁 대표이사가 대명홀딩스를 통해 대명레저산업, 대명건설, 대명엔터프라이즈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들은 다시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서준혁 대표이사는 그동안 이런 지배구조를 이용해 본인의 의지대로 회사를 움직였다. 그동안 서 대표이사가 CCTV·드라마·영화·웨딩 등의 사업 경영을 단독으로 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대명코퍼레이션 합병도 서 대표이사가 주도했으며 합병 후 추진 의지를 밝힌 영상게임기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등도 서 대표이사가 스스로 맡고 있는 신사업이다. 특히 대명코퍼레이션이 적극적으로 밀고 있지만 현재 실적과 진행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전자다트 사업 역시 서 대표이사의 작품이다.

서 대표이사가 이와 같이 여러 사업에 꾸준히 뛰어들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야심차게 합병을 추진한 대명코퍼레이션은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지난해 46억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서 대표이사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이 있었는데 이 분석이 꼭 맞아떨어진 셈이다.

서 대표이사가 오너家라는 이유로 다양한 혜택을 받아온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서 대표이사가 아버지의 타계 후 재산의 상당 부분을 물려받은 일이 대표적이다. 2001년 서홍송 회장이 유언조차 없이 타계하면서 아내인 박 회장이 대명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았고 그는 두 딸을 대리해 상속권포기 절차를 밟았다. 결국 서홍송 회장의 재산은 박 회장과 서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대명그룹은 계열사가 많지만 상장사는 대명코퍼레이션 하나뿐이다. 그만큼 폐쇄적이며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명코퍼레이션 등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명그룹의 투명한 경영구조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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