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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신세계의 과제는?

[르뽀]썰렁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신세계의 과제는?

등록 2016.11.10 10:41

차재서

  기자

리모델링 후 방문자수 ‘뚝’···매장 매출도 급감전시회 없는 주말에는 정상적인 영업 어려워쇼핑보다 ‘푸드코트’···극장·수족관도 한산“신세계 가장 먼저 할 일은 상권 회복” 지적도

6일 오후 1시경 코엑스몰을 찾았다. 주말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6일 오후 1시경 코엑스몰을 찾았다. 주말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코엑스몰이 사유재산입니까. 무역협회는 요즘 같은 때 운영권을 넘겨서 어쩌자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조금만 둘러보면 알겠지만 도통 손님이 없어요. 매장은 물론이고 메가박스나 아쿠아리움, 면세점조차 장사가 안돼 울상입니다”

코엑스몰에서 여러해 동안 전통 기념품 매장을 운영했다는 한 70대 점주의 말이다. 그는 요즘 어떠냐는 통상적인 질문에 한숨을 내쉬고는 슬며시 계산대 위에 놓인 장부를 펼쳤다. 노트 한 면에는 5일여간의 판매 목록이 꼼꼼히 적혀있었는데 10만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날이 없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날도 오후 3시께 중국인 관광객이 사간 2만4000원짜리 전통인형이 매상의 전부였다.

물론 이 매장에 진열된 제품이 외국인에게만 관심을 끌 수 있는 전통 기념품이 주를 이뤄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는 점이다.

코엑스몰 내부에도 방문객이 많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코엑스몰 내부에도 방문객이 많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일요일인 지난 6일 오후 1시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을 찾았다. 나들이에 무리가 없는 포근한 날씨였지만 코엑스몰은 다소 어두웠다. 새 주인인 신세계그룹을 만나 활기가 넘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입구부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출입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그제야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문자는 젊은층, 특히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주를 이뤘다. 외국인도 간간히 있었지만 명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체 관광객 행렬은 아니었다.

영업 중인 매장 내부도 대부분 비어있었다. 화장품이나 신발, 액세서리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매장 안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둘러보는 광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물건을 구입한듯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이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매장 안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매장 안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여기에 코엑스몰의 상징과도 같은 아쿠아리움이나 메가박스 역시 주말치고는 무척 한가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발걸음은 계속됐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았고 영화표나 입장권을 구입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성용 가방 매장을 지키던 한 직원은 “추석 명절이 지나고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면서 “소비가 위축됐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람들이 음식점만 찾을 뿐 쇼핑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반 매장과는 달리 CJ푸드빌이 운영 중인 푸드코트를 비롯해 외식 프랜차이즈나 커피숍 등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활기를 띠었다. 좌석이 대부분 채워져있었고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려야하는 곳도 있었다.

코엑스몰의 상징인 아쿠아리움도 주말 치고는 혼잡한 모습이 아니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코엑스몰의 상징인 아쿠아리움도 주말 치고는 혼잡한 모습이 아니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현장에서 만난 코엑스몰 직원은 “전시회가 열리는 평일에는 방문자들로 붐비지만 주말은 예전만큼 혼잡하지 않다”면서 “가족단위로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인근 주민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코엑스몰을 품에 안은 신세계그룹에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달 28일 코엑스몰과 칼트몰의 임차운영사업자 선정 최종계약을 맺고 327개 매장을 10년간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임대·운영키로 했다.

또 복합쇼핑몰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미에서 명칭도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바꿨다. 11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예정이며 올해 안에는 간판도 바꿔 달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하남과 반포 센트럴시티를 잇는 ‘강남권 벨트’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코엑스몰에서 사람이 가장 붐빈 곳은 푸드코트 부근이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이날 코엑스몰에서 사람이 가장 붐빈 곳은 푸드코트 부근이었다.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침체된 코엑스몰 상권을 회복시키지 못한다면 오히려 신세계그룹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외부의 시각이다.

코엑스몰은 3000억원을 들인 리모델링 끝에 지난해말 다시 문을 열었지만 좀처럼 매출이 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가 복잡해 길을 찾기 어렵고 흰색 인테리어가 피로감을 높여 소비자를 끌어모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매장 임대료가 늘면서 임차인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그간 매장이 차츰 빠져나가면서 공실률은 5~6%에 달하며 내년 재계약을 앞둔 100여개 업체의 향방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코엑스몰을 살리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 스타필드 하남에서 선보인 특화매장을 입점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신세계 측은 당분간 코엑스몰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임차인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도 “우선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존 임차인의 계약 승계와 마케팅 지원을 바탕으로 ‘스타필드 코엑스몰’ 활성화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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