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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오너 3·4세 승진 잔치, 올해는 없다?

재계 오너 3·4세 승진 잔치, 올해는 없다?

등록 2016.11.22 07:10

수정 2016.11.22 07:16

정백현

  기자

연말 인사철 앞뒀지만 승진說도 없어사회 분위기·기업 실적 악화 영향 미쳐‘혈족 후광’보다 ‘경영 성과’ 강조할 듯

매년 연말 인사 시즌 때마다 초미의 관심사로 꼽혔던 오너 3·4세 인사들의 승진 이야기가 올해는 유독 뜸하다. 뜸하다 못해 아예 얘기 자체가 나오지 않을 수준이다. 올해는 젊은 재계 후계자들의 승진 소식이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다수의 기업들이 현재 각 계열사별로 임원들에 대한 인사 고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11월 마지막 주부터 승진 인사 명단을 발표한 뒤 후속 조직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 10월부터 진행된 재계 인사 명단을 살펴보면 각 기업별로 한 두 명 정도는 꼭 등장하는 기업별 총수들의 아들이나 딸의 승진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차남 허희수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나 지난 17일 나란히 전무로 승진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두 딸인 임세령·임상민 상무의 승진이 그나마 재계에서 들려 온 오너 3·4세 인사들의 승진 소식이다.

올해는 왜 유독 30~40대 연령대에 있는 오너 3·4세 인사들의 승진 소식이 뜸한 것일까. 재계 안팎에서는 몇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첫째로 이미 승진의 혜택을 볼 만한 사람들이 각자의 직급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당분간 몇 년 동안은 현재의 직급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각 기업에서 승진 유력 후계자로 점쳐졌던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와 올해 초 인사를 통해 승진했다.

특히 재계 순위 10위권 내 기업의 오너 3·4세 인사들은 대부분 1~2년 전에 승진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 상무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는 각각 2014년에 승진했고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는 지난해 직급이 올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외아들 박세창 아시아나세이버 사장도 올해 초 부사장에서 사장이 됐고 다른 기업에서도 이렇다 할 승진 대상자가 딱히 없다. 과거에 비해 3·4세 인사들의 숫자 자체가 적기에 이런 상황이 나왔다고도 볼 수 있다.

아직 승진하지 못한 재계 3·4세 인사들이 지나치게 젊거나 재직 경력이 짧다는 점 역시 승진 소식을 뜸하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인근 씨는 아직 대학생이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은 20대의 약관이다.

초고속 승진에 대한 조직 안팎의 비판을 감안한 고위층이 오너 일가의 승진을 일부러 보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대부분의 기업들은 안팎의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임원의 숫자를 줄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오너의 직계 후손이라고 하더라도 명백한 업무 성과가 없는 인사를 고위직에 빠르게 승진시킬 경우 비판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재벌가 자제들의 잇단 처신 논란 이후 재계 스스로 반성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고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발각된 정유라·장시호 씨의 특혜 논란 이후 이른바 ‘빽’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점 역시 ‘승진 소식 실종’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나 사회 분위기, 기업의 상황 등을 감안하면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오너 일가 자제들의 승진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현재 재임하고 있는 위치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이후에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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