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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뒷통수 친’ SM그룹, 美 롱비치터미널 두고 뜬금없는 생떼

‘정부 뒷통수 친’ SM그룹, 美 롱비치터미널 두고 뜬금없는 생떼

등록 2016.11.30 15:37

수정 2016.11.30 17:40

임주희

  기자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 현대상선과 절반씩 인수 제안산업은행 “제안 자체가 난센스”현대상선 “SM그룹만의 생각”

사진=SM그룹 제공사진=SM그룹 제공

SM그룹이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대한해운이 절반씩 나눠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운업계에서는 SM그룹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확보를 위해 궁여지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하지 못할 것 같으니 정부에게 해결해 달라 쌩떼를 쓴다는 것이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정부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보유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절반씩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우 회장은 비공개 입찰 진행을 납득할 수 없다며 입찰에 참여한 현대상선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할 경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미국 대주단에서 대출을 승계해야하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SM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에 미국 롱비치터미널 우선협상자 지위를 내줬다. 우선 협상 기한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기준 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매각 주관사의 제안에 따라 별도 입찰을 진행, 지난 28일 현대상선과 한앤컴퍼니 등은 비공개 가격제안서를 제출했다.

롱비치터미널은 미국 서부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터미널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당시부터 롱비치터미널은 알짜 자산으로 꼽혔다. 해당 터미널을 인수할 경우 자사 화물 하역 비용을 줄이고 타 선사로부터 터미널 이용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물동량이 회복되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 수행도 가능하다.

이렇듯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대한해운은 선뜻 롱비치터미널 인수 의사를 밝히지 못했다. 롱비치터미널이 안고 있는 부채와 운영자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전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담보로 6개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운영자금은 연 1000억원에 달한다.

대한해운이 머뭇거리는 사이 롱비치터미널 2대 주주인 MSC는 오는 12월15일까지 국내 입찰절차를 마무리하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손실을 막기 위해 공동운영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찰이 소식이 전해진 후 SM그룹은 현대상선과 절반씩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정부 측에 제안했다. SM그룹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한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인수시 부족한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롱비치터미널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SM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 회장이 ‘산업은행=현대상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곳은 현대상선이다. 채무인수 방식으로 진행하면 변제 의무를 가진 곳은 현대상선이다”라며 “산업은행이 승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쪽 사정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다분히 압박주기 위함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SM그룹의 제안에 대해 “일반 기업이 정부에 한진해운 지분 인수와 관련해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게다가 대한해운은 한진해운 자산 인수에 있어 정부와 협의 없이 진행했다”며 “그래놓고 롱비치터미널의 경우 탐은 나는데 능력이 없으니 정부에 지분을 인정해달라고 하는 태도는 상업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우 회장이 언론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 내부에서도 SM그룹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

해운업계에선 SM그룹의 제안을 최종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MSC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MSC 입장에선 기존 컨테이너선을 운영해본 적 없고 2M과 네트워크도 없는 대한해운보다는 현대상선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현대상선만으로도 물동량 회복이 가능한데 굳이 대한해운과 지분을 나누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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