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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금호타이어 매각, 기업 가치 훼손만

지지부진한 금호타이어 매각, 기업 가치 훼손만

등록 2017.05.24 17:11

임주희

  기자

금호 상표권·채무 기한연장 등 선결 조건 중 이행 된 것 無금융권의 무리한 매각 추진으로 금호타이어 실적·주가 바닥 쳐

지지부진한 금호타이어 매각, 기업 가치 훼손만 기사의 사진

금호타이어 매각이 짙은 안개 속에 갇혔다. 지난달부터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 매각을 위해 더블스타와 협상 중이다. 하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시 제시된 선행조건 이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채권단이 성급하게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면서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SPA 체결 당시 선행조건으로 내건 20년(5+15년)간 금호 상표권 허용, 금호타이어 대출 차입금 5년 연장, 방산부문 분리 중 단 한건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타이어의 ‘금호’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아직까지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 간 협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 상표권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이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금호석유화학에 동의를 얻더라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허용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지고 있는 총 2조2000억원의 채무를 5년간 연장하는 조건도 채권단 내 이견 발생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채무 중 1조6000억원은 오는 6월 만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충돌해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적 악화도 채권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채무연장은 6월말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채권단과 논의해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결 조건 중 하나인 방산부문의 경우 분리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업체 중 유일하게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방산부문 비중이 1% 미만이기 때문에 매각 시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필요할 경우 분리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선 생산공정 등을 고려하면 분리매각은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방산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 제조공정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3월 기준 정부가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한 기업 65개 중 유일한 타이어 업체다. 일반방산기업이나 비회원사·준회원사 중에도 타이어업체가 없다. 금호타이어가 방산 타이어를 생산하지 않을 경우 대체 가능한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군 기밀 유출도 우려되는 부문이다. 이와 함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 처럼 정치적 압박 도구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은 더블스타와 체결한 매매계약에 의거 각국 관련법령에 따른 정부의 인허가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표사용 등 기타 선행조건 또한 단계별로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 본건 매각이 차질없이 종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와 달리 협상은 좀처럼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환경에도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그 사이 금호타이어의 실적과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경영 정상화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워크아웃 기간 3000억원대를 기록하던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0억원대로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에는 시장 전망치에 600억원 가량 미달된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19일 종가 기준 주당 7720원이다. 52주 최저인 7530원과 190원 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정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채권단 이권 추구를 위해 무리하게 매각을 진행한 결과 기업 가치만 하락하고 있다”며 “매각이 완료될 경우 승자의 저주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재매각이 될 경우 금호타이어가 처한 상황은 더욱 악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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