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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가는 길 가는 네이버···글로벌 미래기술 기업 도약

구글이 가는 길 가는 네이버···글로벌 미래기술 기업 도약

등록 2017.06.28 07:05

수정 2017.06.28 09:05

김승민

  기자

공격적인 국내외 기술기업 인수·지분 투자국내 IT기업 최초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AI 클로바로 한국 시장 장악력 확대 중구글·페이스북 영향 약한 유럽 진출 시도

사진=네이버 제공사진=네이버 제공

온라인 포털사로 시작한 네이버가 첨단기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의 ‘구글’로 거듭나고 있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우수한 인공지능(AI), 3D 지도, 음성인식 등 차세대 기술을 가진 여러 기업에 투자금을 쏟고 있다. 자체적인 기술연구 역량 강화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진행하며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쪽에서는 금융으로 기술 적용 영역을 넓히고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의 영향력이 크지 않는 유럽시장 문을 두드리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2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춰 차세대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공격적인 인수나 지분 확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가는 길 가는 네이버···글로벌 미래기술 기업 도약 기사의 사진

네이버는 이날 미국 제록스의 첨단기술연구센터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의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3분기 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복사기 제조사로 알려진 제록스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XRCE는 모회사 전략에 따라 AI와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같은 미래기술 분야를 연구해왔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XRCE는) 네이버의 미래기술 연구 방향과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연구 개발에 상호 연계와 시너지 효과가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3D 지도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3D 콘텐츠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 에피폴라가 네이버 품에 들어갔다. 에피폴라 기술력은 네이버가 진행 중인 자율주행, 로보틱스 연구개발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전문 기업인 사운드하운드는 지난 2월 네이버와 라인의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이밖에 일본계 벤처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공동출자해 AI 관련 기술에 투자한 건이나 국내 기초과학 학회와 협약 체결한 것, 나아가 지난해 투자 건까지 포함하면 네이버의 미래기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세계 최고 ICT기업이자 대표 미래기술 기업으로 평가 받는 구글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구글 역시 더 고도화된 차세대 기술력을 얻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12년 이후 200여개 AI 관련 벤처기업이 인수된 가운데 구글이 총 11개를 사들이며 ‘큰손’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VR게임 스튜디오 아울케미랩스를 식구로 끌어들였다.

구글의 기술기업 확보나 자체 개발 역량의 결과물은 세계 ICT시장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구글의 AI ‘구글 어시스턴트’는 아마존의 ‘알렉사’의 뒤를 잇는 세계 AI 소프트웨어 중 하나로 꼽히며 시중에 나온 대표 상품 중 응답 정확도가 가장 높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기술력만 봐도 현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 유일하게 레벨4 수준이다. NHTSA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레벨 1~5까지 구분하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완전 자율주행에 가가깝다.

구글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지만 네이버 역시 세계 첨단기술 시장에서 뛸 수 있도록 자체 기술역량 강화에도 매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2013년 네이버 내 기술연구조직으로 출발한 네이버랩스는 올해 1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그룹의 미래기술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에피폴라 인수도 네이버랩스가 진행했으며 지난 2월에는 국내 IT기업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고 실제 도로에서 주행 실험도 했다.

네이버의 기술 연구 결과물은 지난 3월 열린 서울 모터쇼에서 잠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장에서 네이버는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도로 위 사물과 위치를 파악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고 측후방 영상에서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 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였다. 자동차를 커넥티트 카로 바꿔주는 IVI플랫폼과 실내에서 자율주행하며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할 수 있는 로봇 ‘M1’도 공개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클로바는 네이버의 AI 기술 결실이다. 클로바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매시간 진화 중이며 한국어 학습 때문에 국내 진출이 늦어진 구글 어시스턴트보다 빨리 시장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클로바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 ‘웨이브’와 디스플레이디바이스인 ‘페이스’가 함께 출시돼 네이버 AI 상품 라인을 구축한다.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영역 확대와 시장 개척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기술 활용 사례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데다 아직 전 세계 시장에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을 고려한 수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미래에셋대우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로 간 5000억원의 상호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양사의 ICT기술과 금융 콘텐츠가 결합된 신사업을 추진하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밖에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도 활용할 수 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대우는 유럽, 미국,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 전 세계 9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다양한 협업을 위한 최상의 파트너”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네이버가 두드리는 해외 시장은 주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미국 ICT기업 영향력이 떨어지는 유럽이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0월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16’에 참석해 구글, 페이스북과의 기술 경쟁을 선언했으며 그 무대로 유럽과 북미를 언급했다.

네이버가 라인과 함께 지난 15일 오픈을 밝힌 유럽-아시아 스타트업 육성공간 ‘스테이션 F’는 유럽 도전의 창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테이션 F는 프랑스에 위치한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에 마련됐다.

올해 3월 선임된 한성숙 대표가 네이버를 첨단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이 모인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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