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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랩, 도전 과제 성과 ‘속속’···착한 앱 ‘릴루미노’ 공개

삼성전자 C랩, 도전 과제 성과 ‘속속’···착한 앱 ‘릴루미노’ 공개

등록 2017.08.20 11:20

한재희

  기자

지난 5년간 C랩 통해 임직원의 창의 아이디어 발굴·지원IT 분야 뿐 아니라 사회공헌 과제도 선정···성과 나타나20일, 시각장애인 돕는 시력 보조 앱 ‘릴루미노’ 공개삼성 “C랩 확대 위해 노력···실패 용인 문화 키운다”

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한 릴루미노 팀의 조정훈 CL(Creative Leader)이 시각장애인들이 사물이나 글자를 보다 뚜렷이 볼 수 있게 보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한 릴루미노 팀의 조정훈 CL(Creative Leader)이 시각장애인들이 사물이나 글자를 보다 뚜렷이 볼 수 있게 보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reative Lab)을 도입했다. IoT(사물인터넷), 웨어러블, VR과 같은 IT 분야뿐 아니라 사회공헌 과제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18일 삼성전자는 서울 태평로 빌딩 브리핑룸에서 그동안 C랩의 성과와 사회공헌 과제로 선정돼 개발에 성공한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25개 스타트업 창업···성과 ‘속속’= C랩은 임직원이 가진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삼성전자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기존 조직 체계와 인사체계 아래에서는 창의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창업으로 독립한 C랩 과제는 25개로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산업 건축용 진공 단열 패널을 설계·생산하는 ‘에임트(AIMT)’는 40억 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허밍으로 작곡하는 앱을 개발하는 ‘쿨잼컴퍼니(COOLJAMM company)’는 최근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MIDEMLAB) 2017’에서 우승하는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또,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던 ‘망고슬래브(MANGOSLAB)’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한지 1년 만에 양산 제품을 생산해 9월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망고슬래브’는 지난 해 6월 창업해 현재 14명으로 인력이 3.5배 증가했고,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10여개 추가 창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 “스핀오프를 통해 독립한 과제들이 다시 스핀 인(spin-in)하는 것이 최종적인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고비용으로 되사거나 M&A(인수‧합병)를 하거나 IPO에 가거나 등이 이루어진다면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릴루미노 팀원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사물이나 글자를 보다 뚜렷이 볼 수 있게 보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릴루미노 팀원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사물이나 글자를 보다 뚜렷이 볼 수 있게 보조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시각장애인 이해에서 출발···‘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는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시각장애인들이 더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보조 앱이다.

비장애인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삶의 즐거움을 돌려준다는 의미로 과제명을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인 ‘릴루미노(Relúmĭno)’로 정했다.

20일부터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기어 VR과 호환되는 갤럭시 S7 이후 스마트폰에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기어 VR에서 작동시키면 된다.

릴루미노팀의 조정훈 CL(Creative Leader)은 “시각장애인의 여가활동이 TV 시청이라는 조사 결과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TV 시청 니즈 있고 잔존 시력이 있다면 더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CL이 해당 시장을 조사한 결과 이미 비슷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출시된 제품들이 있지만 천 만 원이 넘는 고가에다가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접근성이 매우 낮은 상태였다.

릴루미노는 시각 장애인의 71%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주목했다. 삼성전자의 기어 VR을 이용한 시력 보조 앱을 떠올렸고 지난해 5월 C랩 과제에 선정됐다.

‘릴루미노’는 기어 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변환 처리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전맹을 제외한 1급에서 6급의 시각장애인들이 기어 VR을 착용하고 ‘릴루미노’를 실행하면 기존에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던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다.

‘릴루미노’의 △ 윤곽선 강조 △ 색 밝기/대비 조정 △ 색 반전 △ 화면색상필터 기능은 백내장, 각막혼탁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시야가 뿌옇고 빛 번짐이 있거나 굴절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더불어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암점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릴루미노’팀은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에 참가해, 기어 VR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과 다른 시각보조기기에 비해 접근성이 높다는 점에서 특히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C랩 과제가 원칙적으로 1년 후 종료되는데 비해 ‘릴루미노’는 이례적으로 1년 더 후속 과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릴루미노’팀은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형태의 제품을 개발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C랩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가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C랩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실패율 90%···실패 용인되는 분위기 이끌겠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 강력한 리더십, 일사불란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C랩은) 혁신적이고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 전략으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동안 삼성전자 C랩에서 진행된 과제(현재 진행 과제 포함)는 총 180개이다. 75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2015년부터는 C랩 과제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독립해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상무는 “C랩 과제를 모두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패율 90%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이라면서 “연구 기간 1년이 다 지나면 모두가 달성했다는 평범한 목표가 아닌 처음부터 어려운 목표 설정해서 10명 도전하면 9명이 실패하는 도전과제를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년간 C랩 과제를 수행한 뒤 삼성전자 사업부에 이관되거나 스핀오프를 통해 창업을 하거나 과제 실현에 실패하는 결과를 맞게 된다.

이 상무는 “실패에 대한 처우상의 불이익은 절대 없다”고 강조하면서 “C랩 과제 연구에 들어가면 평가와 교육 등에 열외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C랩을 통해 창업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회사 측에서는 이들의 경험을 경력으로 대우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가 정신을 직접 경험해본 직원들이 회사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제를 제외한 136개 과제 가운데 25개가 스타트업 창업으로 독립했고, 35% 정도가 실패했다. 나머지는 삼성전자 사업부로 이관돼 활용되고 있다.

이 상무는 “매해 C랩 연구과제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020년까지 삼성전자 R&D 인력 1% 정도가 C랩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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