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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도시바에도 통했다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도시바에도 통했다

등록 2017.09.21 11:39

강길홍

  기자

올해 2월부터 인수전 뛰어들어불리한 상황 뒤집고 최종 선정고비 때마다 승부사 기질 발동반도체 영토 확장 가속화될 듯

최태원 회장의 승부수···도시바에도 통했다 기사의 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수가 또한번 적중하면서 도시바 메모리를 품에 안았다. SK하이닉스는 인수전 초반에는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 회장의 뚝심이 결국 인수전을 뒤집어엎었다.

21일 도시바는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도시바는 전날 이사회에서 한미일연합을 최종 매각 대상으로 결정했으며 공식 발표와 함께 주식매매계약(SPA)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를 2차례는 교체하는 갈지자 횡보를 보이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최 회장의 애를 태웠지만 마침내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최 회장은 도시바 인수를 결정한 이후 상황에 따라 여러 차례 전략을 수정하면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마침내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2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 매각을 발표한 이후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대만 홍하이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 10여개 기업이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특히 홍하이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약 3조엔(약 30조3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안하면서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단독 입찰이 어려워진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과 손잡고 한미일연합을 구축했다.

한미일연합은 도시바 측이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 지분이 참여하는 형태를 구성하면서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도 만족시키는 방안이었다.

당초 한미일연합은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 51%를 취득하고 나머지 49%는 도시바 측이 보유하도록 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연합이 구성된 이후 최 회장은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이 아니라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최 회장의 묘수는 적중했다. 지난 6월21일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연합을 선택했다.

그러나 도시바와 협력 관계에 있던 WD가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반대하며 국제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새로운 안을 제시하며 전세를 역전했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에도 WD와 훙하이 모두와 협상을 진행했고 지난달 24일에는 WD를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SK하이닉스의 의결권 비율을 양보하는 한편 WD가 제기한 소송 관련 비용도 베인캐피털과 함께 부담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애플·시게이트·델 등 미국 기업을 컨소시엄에 끌어들여 지분을 분산시키면서 경영권을 지키려는 도시바 측의 신뢰를 쌓았다.

한미일연합이 처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일본 측 지분이 49%였지만 최종적으로 51%가 되도록 한 것도 경영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도시바 측을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인수를 통해 최 회장의 반도체 영토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그룹의 대표 계열사로 키워냈다. 이후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한미일연합에서 SK하이닉스는 유일하게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낸드플래시 강자인 도시바와의 협력이 기대된다. D램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인 낸드플래시 분야를 강화할 수 있은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도시바가 중국이나 대만 업체에 인수되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발표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최종 계약 전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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