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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장 1조원 투입 도전장 내밀어

[정용진 정유경 남매의 승부수③]온라인 시장 1조원 투입 도전장 내밀어

등록 2018.01.26 14:11

수정 2018.01.26 14:14

이지영

  기자

취약했던 온라인 시장 그룹 핵심 사업으로 육성정 부회장 “5년후 매출 10조원···이커머스 1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온라인 사업 관련해서 올 연말에 깜짝 놀랄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스타필드고양 그랜드오픈 행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있게 선언했다. 그가 약속했던 시점보다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26일 윤곽을 드러낸 정 부회장의 발표는 온라인 업계를 소위 ‘멘붕’에 빠뜨릴 수준의 메가톤급이었다.

이날 그는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사업에 해외 투자운용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발표와 함께 온라인 사업을 그룹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무려 1조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은 곳은 쿠팡 이후 두 번째다. 2년 전 쿠팡은 로켓배송에 매료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정 부회장은 기존 그룹 온라인 사업 통합 플랫폼인 SSG.COM(쓱닷컴)을 분사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장용진 정유경 남매가 백화점 이마트 사업부문을 나눠 분리경영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취약한 온라인 부문에서는 마트와 백화점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투자운용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두 곳에서 이뤄졌다. BRV캐피탈은 페이팔에 최초로 투자한 기관투자자 블루런벤처스에서 출범한 글로벌 설장 투자 플랫폼이다. LG전자 구본무 회장 맏사위인 윤관씨가 글로벌 대표를 맡고 있다. 윤관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다수 기업에 굵직한 투자를 성공시킨 인물로 유명하다.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티니에쿼티는 한국버거킹, 카카오, 교보생명, 더베이직하우스, 현대카드, 락앤락 등에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다. 삼성전자 출신 박영택 부회장이 동북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신세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는 신세계그룹의 빠른 온라인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업계 간의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의 적자규모는 1조원에 달했다. 외국계인 이베이코리아만 유일하게 흑자(약 700억원)를 기록하고 SK플래닛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 나머지 토종기업들은 최대 수천억원대의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2년 연속 50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면서 손정의 회장의 투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당장 새로운 투자유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11번가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해 남발했던 쿠폰과 최저가 판매 정책이 양날의 칼로 작용해 SK플래닛을 옥죄고 있다. 이용자는 급증했지만 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것. 이에 최태원 SK 회장은 정용진 부회장을 직접 만나 11번가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위메프와 티몬도 상황은 비슷하다. 적자에 시달리는 국내 온라인 기업에 대해 인수 매력 못 느낀 정 부회장은 아예 자신이 투자를 받아 자체적으로 채널을 키우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채널을 갖춘 신세계가 자금난에 시달리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작정하고 대규모 자금을 마케팅에 쏟아부으면 충분히 빠른 시일 내 시장을 휘어 잡을 수 있다.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대비 24%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지속적인 고성장세다. 정 부회장은 새로 신설하는 온라인 회사는 5년 뒤 현재보다 5배 늘어난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던 온라인 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선 이상 앞으로 그의 광폭 행보가 예상되는데, 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장을 사로잡을 지 기대된다”면서 “신세계가 규모의 경제를 경쟁력으로 이 업계 강자로 올라서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금난이 심각한 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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