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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왜 SK증권 매각처로 J&W파트너스를 선택했나

SK는 왜 SK증권 매각처로 J&W파트너스를 선택했나

등록 2018.03.09 15:50

정혜인

  기자

‘갑투튀’ 사모펀드에 기존보다 저가 매각장욱제 대표와 김신 사장간 친분이 계기대주주 승인 관건···김 사장 출자 가능성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SK그룹이 SK증권의 새 주인으로 사모펀드(PEF) J&W파트너스를 낙점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사모펀드가 대기업 계열의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W파트너스는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SK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SK는 지난 5일 보유 중인 SK증권 지분 10%(보통주 3201만1720주) 전량을 J&W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케이프컨소시엄과 맺었던 기존의 매각 계약은 해지됐다. 처분 금액은 515억3900만원으로 케이프컨소시엄과 체결한 계약 금액보다 약 15% 하향 조정됐다.

J&W파트너스는 장욱제 대표와 중국계 미국인인 크리스토퍼 왕 대표가 설립한 PEF다. 장 대표와 왕 대표는 제일은행 부행장 출신인 최원규 씨가 2009년 설립한 PEF 자베즈파트너스에서 함께 일했다. 이전에는 장 대표는 옛 쌍용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 왕 대표는 메릴린치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2014년 자베즈파트너스를 나온 뒤 이듬해 J&W파트너스를 차렸다. 독일의 핀테크 업체 페라텀에 투자한 이력이 있으나 아직 대형 딜을 성사시킨 경험은 없다. 지난해 SK증권 매각전 초반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이 SK증권 매각처로 J&W파트너스를 택하면서 업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유예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SK는 공개입찰을 다시 진행하는 대신 수의계약(프라이빗딜) 형태로 J&W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했다. IB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김신 SK증권 대표와 장욱제 대표 사이의 친분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와 장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파생본부에서 함께 일했던 사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초 SK그룹이 SK증권 매각을 추진할 당시 MBO(내부경영자매수) 방식의 경영권 인수를 검토했고 최근에는 케이프컨소시엄의 투자자로 거론되는 등 SK증권 M&A에 힘을 쏟아왔다. 이번에 김 대표를 비롯한 SK증권 일부 임원이 J&W파트너스의 출자자로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J&W파트너스가 숏리스트 탈락 후에도 꾸준히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는 점도 케이프컨소시엄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J&W파트너스는 올해 초 케이프컨소시엄이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어려움을 겪을 당시 SK그룹에 인수 의향을 재차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딜 성사 경험이 적은 신생 PEF인 만큼 케이프컨소시엄이 넘지 못한 금융당국 심사에서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프는 특수목적회사(SPC) ‘이니티움2017 주식회사’를 통해 SK증권을 인수한 뒤 거래대금의 절반을 자회사인 케이프투자증권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댄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위반 소지가 있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SK그룹은 신생 PEF를 새 매각처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를 완전히 바꾸는 것 대신 PEF 운용사(GP)만 교체하는 방법을 택했다.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케이프컨소시엄의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완전히 계약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J&W파트너스의 출자자(LP)로 참여한다.

SK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SK증권 지분을 1년 내에 모두 처분하라는 명령을 받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GP 교체를 통해 케이프가 조달하기로 했던 자금 일부를 유지할 수 있고 동시에 매각 과정에서의 잡음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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