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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공매도 없다더니’ 골드만삭스 논란에 투자자 부글부글

‘무차입 공매도 없다더니’ 골드만삭스 논란에 투자자 부글부글

등록 2018.06.06 05:01

정혜인

  기자

주식 대차 없이 매도 주문···무차입 공매도 논란현행 시스템상 대차 없는 거래 걸러낼 수 없어공매도 폐지론 다시 고개···금융당국 책임론도

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공매도 결제 이행에 실패하면서 다시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 논란에 불을 붙였다.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 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삼성증권 사태로 투자자들이 시장 자체에 품은 불신이 더 커지고 있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은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 있는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로부터 주식 공매도 주문을 위탁받아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난 1일 20개 종목의 결제가 이행되지 않았다. 미결제 주식은 138만7968주로, 약 60억원 규모다.

이는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이 일부 주식에 대해 주식 대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해 발생한 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측은 주문 착오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식 없이 공매도를 낸 ‘무차입 공매도’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서는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 이를 빌리지 못하고 매도 주문을 냈다는 의미다. 주식을 빌리지 못한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냈고 사후에도 해당 주식을 다른 곳에서 빌리거나 시장에서 사들이지 못하면서 해당 주문의 결제가 이행되지 못한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공매도 한 주식은 코스피 3종목, 코스닥 17종목 등 20종목으로 알려졌다.

무차입 공매도란 공매도와 달리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것을 말한다. 공매도는 ‘없는 걸 판다’는 뜻으로 약세장이 예상될 때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미리 주식을 빌려 매도하고 주가가 하락할 시점에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되갚는 식이다.

반면 무차입 공매도는 해당 종목을 보유하지도, 빌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이다. 주식을 빌리지 않았기 때문에 공매도와 달리 사후에 갚는 과정이 없다. 미국에서는 허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즉 공매도를 위해서는 미리 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골드만삭스의 사례처럼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이유는 일부에서 편의상 주식 대차를 구두로만 약속하고 실제 과정은 생략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미리 주식을 빌려야 하는데도 투자자 사이에서는 관행적으로 이 과정을 빼고 공매도를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을 빌려주기로 한 개인이나 기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무차입 공매도가 되는 셈이다.

또 주식 매도 주문을 대리하는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의 주식 보유 유무를 확인할 방법이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이번 골드만삭스의 경우에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이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으로부터 공매도 주문 위탁시 주식 차입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쟁점이다.

단순 실수로 주식을 차입하지 못하고 공매도를 한 것인지, 시세조종과 같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쟁점으로 떠올라 있다. 공매도 자체가 시세 약세를 이용한 투자기법이기 때문에 시장거래가격 밑으로는 호가를 낼 수 없도록 돼 있는데 골드만삭스가 이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자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로 주식시장를 교란했으며 적정한 기업가치를 왜곡시켰고 국민의 금융자산을 탈취했고 국부를 탈취한 골드만삭스의 행태를 철저히 수사,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청원자는 “삼성증권 직원의 단순 실수이고 무차입공매도는 아니라고 우리나라는 무차입공매도는 시스템상 될 수가 없다고 하더니 골드만삭스에서 무차입공매도가 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 주고는 또 주문 실수라고 하는데 참 기가 막힌다”며 “삼성증권에서 실수로 없는 주식도 수천억을 만들더니 골드만삭스에서는 실수로 몇십억을 팔고 나서도 무차입공매도가 아니라고 하는데 아예 없는 주식을 팔았는데 왜 무차입 공매도가 아니라는건가”라고 역설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사고 당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한 차례 무차입 공매도 논란이 있었다. 당시 금감원은 “결과적으로는 무차입 공매도 형식이 이뤄졌고 문제 해결도 무차입 공매도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공매도와 관련이 없다”며 “전 증권사 점검에서 증권사가 공매도에 대한 수탁을 적절히 하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무차입 공매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을 상대로 성토하는 투자자들도 많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청원글도 다수 존재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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