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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 ‘일룸’ 또 ‘특별세무조사‘···꼼수 승계 파헤치나

퍼시스 ‘일룸’ 또 ‘특별세무조사‘···꼼수 승계 파헤치나

등록 2020.06.12 08:38

변상이

  기자

세무조사 1년 만에 자회사 일룸에 조사4국 기습경영 전면 나선 2세 승계 작업 제동 걸릴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세청이 퍼시스그룹이 자회사 일룸을 대상으로 고강도 특별세무조사를 착수하면서 그룹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엔 조사 4국이 투입됐다. 국세청이 그간 논란이 됐던 ‘꼼수 승계’ 과정을 들여다볼 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퍼시스는 2017년 손동창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장남인 손태희 사장의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손 명예회장은 최근 수 년간 부자 간 지분 증여가 거의 없이 손 사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지배 구조를 형성해왔다. 지난해 말엔 당시 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오금동 퍼시스빌딩에 위치한 일룸 본사에 조사4국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착수했다. 조사4국은 비자금과 탈세 혐의와 관련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퍼시스 내부 부당 거래 혐의가 포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퍼시스그룹 지주사인 퍼시스홀딩스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5년마다 한 번 씩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였으나 1년 만에 또다시 자회사에 기습 조사가 이뤄지는 것.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일룸의 경영 승계 과정을 파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퍼시스는 몇 년 간 일반적인 부자간 주식 증여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지분율을 변동해왔다.

그 과정에서 꼼수 경영 승계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퍼시스그룹의 그룹의 지배 구조는 두 갈래로 나뉜다. ‘손동창 회장→퍼시스홀딩스→퍼시스’로 이어지는 구조와 ‘손태희 사장→일룸→시디즈’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손 명예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 퍼시스홀딩스의 80.5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퍼시스홀딩스는 퍼시스 지분의 33.57%를 보유해 손 명예회장이 퍼시스의 사실상 최대주주인 셈이다. 이어 손 사장은 일룸 지분의 29.11%를 갖고 있다. 일룸은 시디즈의 지분 40.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손 사장의 퍼시스홀딩스 지분은 0.78%, 퍼시스 지분은 0.56%다. 퍼시스 등 지주사와 그룹 모태 회사는 손 명예회장이, 일룸·시디즈 등 알짜 계열사는 손 사장이 맡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지배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손 명예회장과 손 사장간 지분 증여가 거의 없었는데도 손 사장이 핵심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퍼시스는 계열사 간 지분 매각, 이익 소각 등의 방법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일룸에 대한 손 사장의 지분을 확대했고 부실 계열사를 알짜로 탈바꿈해 손 사장의 영향력을 꾸준히 강화시켜 온 것이다.

일룸은 지난 10여 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이미 퍼시스 ‘알짜’ 회사로 자리 잡은 상태다. 지난해 기준 매출 2396억원, 순이익은 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고 순이익은 무려 57% 성장했다. 일각에서는 지분을 직접 양도하는 방식이 아닌 일룸을 우회상장하는 방식을 채택해 지주사와 합병하는 형태로 승계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분 승계로 인한 증여세 등 부담은 최소화하고, 우회상장으로 주식 가치를 제고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퍼시스는 지난해 말 손 사장이 경영 지휘봉을 잡자마자 일룸의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높여왔다. 손 사장은 올해 초부터 새로운 반려동물 가구 사업·AI 플랫폼 확보 등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업 가치 제고에 힘썼다. 일룸의 다양한 시도와 투자로 수익성을 끌어 올려 우회상장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였다.

퍼시스 측은 일룸의 세무조사와 관련 자세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년 간 지속적으로 언급된 승계 논란이었던 만큼 조용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룸 관계자는 “세무조사 관련해서는 현재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일축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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