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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주총시즌 본격 개막···3%룰 첫 시행에 긴장 팽배

재계 주총시즌 본격 개막···3%룰 첫 시행에 긴장 팽배

등록 2021.03.15 14:31

이지숙

  기자

ISS, 삼성 사외이사 재선임 반대···국민연금 수탁위 개최감사위원 분리선출 도입···경영권 분쟁기업 표대결 진통LG·한화 그룹 계열사 여성 사외이사 선임···전문성 강화

재계 주총시즌 본격 개막···3%룰 첫 시행에 긴장 팽배 기사의 사진

이번주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며 전자투표와 온라인 중계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 주총에서도 각 기업별로 굵직한 사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곳곳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첫 시행되는 ‘3%룰’이 화두로 떠올랐다.

◆ISS, 삼성 사외이사 재선임·LG 계열분리에 ‘반대’ 결정=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주총을 앞두고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재선임과 LG그룹의 계열분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 김종훈 사외이사(키스위모바일 회장)·박병국 사외이사(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재선임 안건과 김선욱 사외이사(이화여대 전 총장)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ISS는 해당 사외이사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재판 기간에 선임돼 활동하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견제, 감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공식 자문사이기도 한 ISS가 반대 의결권 행사를 권고하며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오는 16일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사외이사 연임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찬반을 논의한다.

ISS는 LG 주주총회 주요 안건인 계열분리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도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만큼 LG그룹 내 긴장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S는 “사업상 정당성이 결여돼 있으며 가장 중요한 이슈인 자산관리와 순자산가치(NAV) 저평가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면서 “분할후 주식 교환은 이번 계열분리가 가족간 승계문제를 해결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는 의혹을 키웠다”고 밝혔다. 글래이루이스 또한 LG그룹의 계열분리에 대해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경영권 분쟁 기업 곳곳서 표대결 치열=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금호석유화학, 한국앤컴퍼니, ㈜한진 등에서는 주주제안에 따른 표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 주총부터 신설된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와 ‘3%룰’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상법이 개정돼 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이 최대 3%까지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한진은 25일 진행하는 주총에서 2대 주주인 사모펀드 HYK파트너스와 배당금과 정관변경, 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놓고 표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한진은 현재 지분 9.79%를 보유 중인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을 모두 상정했다.

배당금의 경우 한진은 보통주 주당 600원, HYK파트너스는 주당 1000원을 제안했다. 또한 HYK파트너스는 정관 일부 변경으로 이사 최대 정원 증원과 이사의 결격사유 규정 신설, 감사위원회 구성 관련 변경, 전자투표제 도입, 중간배당제도 도입, 집중투표제 채택을 제안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한진은 김경원 세종대 교수를, HYK파트너스는 박진 KDI 국제정책대 교수를 추천했다. 이 밖에도 HYK파트너스는 사외이사와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 선임안도 올렸는데, 동일하게 정관 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26일에는 숙질 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주총이 열린다. 금호석화는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 측과 조카인 박 상무 측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으며 이번 주총에서 배당 및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후보를 각각 추천해 표대결을 벌인다. .

배당의 경우 박 회장 측은 주당 보통주 4200원을 결정한 반면, 박 상무 측은 주당 1만1000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ISS는 금호석유회학 측이 제시한 주총 안건 전부에 찬성 입장을 내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한국앤컴퍼니도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 간 표 대결이 진행된다. 조 부회장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현재 조 부회장은 지분 19.32%, 조 사장은 42.9%를 보유 중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도입으로 소수 주주들이 원하는 후보자가 감사위원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분리 선출제 도입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일부 기업들의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의 표대결도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3%룰의 경우 새로 시행되는 제도인만큼 단기적으로는 기업 입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선진화된 경영시스템 도입에 일조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SG부터 여성 사외이사 선임까지 변화 눈길=이밖에도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여성 사외이사 확대 노력이 눈에 띄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3사는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ESG 관련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 역할에 ‘ESG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SK도 오는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가장 상위 규정인 정관에 지배구조헌장의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이에 따라 정관에는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이에 관한 회사의 의지와 실천 방안을 담은 지배구조헌장을 마련하고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LG그룹, 한화그룹 등의 여성 사외이사의 확대 노력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LG그룹은 올해 ㈜LG, LG전자,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지투알 등 5개사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변화에 앞장섰다. 내년에는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자산 2조원 이상 LG 상장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한 내년 8월 적용될 자본시장법을 준수하고, 이사회 내에 ESG, 공정거래, 각 사업별 전문성 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그룹도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등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함으로써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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