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센터 화재 이후 곳곳에서 악재 연발김범석 사임 논란 겹치며 ‘쿠팡 탈퇴’ 릴레이韓서 뭇매 맞지만 美증시는 안정적 흐름 지속저점서 30% 급등세···악재 터진 날도 상승세아시아 일대 공격경영 계획이 국내 악재 상쇄
증권가 안팎에서는 투자자들이 국내의 각종 악재보다도 쿠팡의 공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 등 미래 성장 계획에 더 주목하면서 주가가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거래된 쿠팡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전거래일보다 0.95% 떨어진 39.64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쿠팡 안팎에서는 여러 악재가 겹쳐서 터지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진화 작업을 벌이던 고 김동식 경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이 목숨을 잃었고 1명의 소방관이 진화 작업 도중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문제는 물류센터 관리의 책임이 있는 쿠팡 측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고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스프링클러의 작동과 안전 관리 통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쿠팡 측의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오히려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구나 하필이면 화재 사고 당일인 17일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 등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 책임 회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의장의 직위 사퇴는 화재 발생의 책임과 무관하다는 뜻이 나왔으나 사퇴 발표 시점이 문제였다.
아울러 이번 화재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쿠팡 내부에서 누적됐던 물류센터 내 안전불감증과 근로자 처우 부실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졌고 최근까지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던 욱일기가 그려진 상품을 쿠팡에서 판매했고 쿠팡의 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가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독식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기에 한 김밥집 점주가 음식 배달 앱인 ‘쿠팡 이츠’를 통해 음식을 구매한 소비자로부터 새우튀김 환불 요구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결국 숨졌고 이 과정에서 쿠팡 이츠 측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잇따른 쿠팡의 문제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들불처럼 쿠팡 회원 탈퇴에 나서고 불매운동에 나서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과는 다르게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쿠팡의 주가 흐름은 꽤나 안정적이다.
최근 1개월간 쿠팡 주가는 40달러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지난 5월 27일 1개월 내 최고 종가인 41.80달러를 기록했고 지난 1일에는 41.31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6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며 37.78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 10일부터 다시 반등했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터진 17일에는 39달러선까지 회복했으며 또 ‘김밥집 고객 갑질 사건’이 외부에 드러난 22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4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의 악재와 무관하게 저점에서 급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국내외 시장 관계자들은 쿠팡의 공격적인 해외 네트워크 확장이 한국에서의 잇단 악재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쿠팡은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영향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사업을 넓히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범석 의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이유도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서였다.
특히 일본 도쿄 일부 지역에서는 자전거를 통한 생필품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고 싱가포르에서는 한국의 로켓배송과 유사한 방식의 초고속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쿠팡의 한 해 매출은 지난해 수치(119억6733만달러)보다 무려 8배 이상 폭증한 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도 쿠팡의 주가가 안정적 흐름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분석한 주요 리서치 회사들의 쿠팡 목표주가는 44.83달러다. 기존의 목표가와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나타내고 있지만 매수 쪽에 조금 더 가깝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이제 세계를 아우르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강자가 됐다”면서 “특히 알리바바의 성공 사례와 쿠팡이 가고 있는 길이 유사한 만큼 동남아권의 영향력 확대가 쿠팡의 미래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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