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0일 금요일

  • 서울 21℃

  • 인천 20℃

  • 백령 16℃

  • 춘천 21℃

  • 강릉 26℃

  • 청주 21℃

  • 수원 20℃

  • 안동 21℃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1℃

  • 전주 22℃

  • 광주 21℃

  • 목포 20℃

  • 여수 20℃

  • 대구 23℃

  • 울산 24℃

  • 창원 24℃

  • 부산 24℃

  • 제주 20℃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본격화···개미 vs 기업 엇갈린 희비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본격화···개미 vs 기업 엇갈린 희비

등록 2022.01.11 16:29

수정 2022.01.14 17:43

임주희

  기자

주주대표소송 주체 수탁위로 일원화 추진 2월 기금운용위 회의에서 의결 가능성 커경제단체 “기업 경영활동 위축요소 될 것” 개인투자자, 주주친화적 환경 조성에 환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민연금이 최근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주체를 내부에 설치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경제단체들은 기업 경영활동 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주주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열린 제10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대표소송 추진과 관련한 ‘수탁자 책임 활동 지침’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맡아온 주주대표소송의 주체가 수탁위로 바뀐다. 보건복지부는 주체를 바꾼 후 올해부터 주주대표소송을 적극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개정안은 오는 2월 기금운용위 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주주대표소송 주체를 바꾸는 것은 지난해부터 추진된 사항이다. 국민연금은 2019년 수탁자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며 대표소송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지난해 발간한 2020년 연차보고서에선 책임투자 활동과 관련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와 함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주주권 행사 계획의 중점 사안에는 ▲이사회 구성·운영 등 가이드라인 마련 ▲주주활동 범위 확대 ▲대표소송 제기 실행력 확보 등이 담겼다.

하지만 기업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코스닥협회 등 7개 단체는 지난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경제단체들은 “전체 연금 보험료의 42%를 순수 부담하고 있는 기업들은 당장 국민연금 대표소송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되는데도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경제계의 의견 수렴조차 하지 않았다”며 “기업 벌주기식 주주 활동에 몰두하는 국민연금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뜻을 전했다.

특히 주주대표소송이 기업 경영에 대한 정치·사회적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단체들은 “관련 법적 근거와 결정 권한을 국민연금법 등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며 “현행대로 주주대표소송은 기금운용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가 소송의 실익을 검토해 결정하고 예외적인 사안은 기금운용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는 기금운용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경영 방식에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국민연금의 결정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권한이 커짐에 따라 경영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견제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 견제 대상으로 꼽히는 곳이 남양유업이다. 이 회사는 오너 일가와 회사 경영진 스스로 자초한 여러 논란으로 주주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 바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접을 상대로 갑질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한차례 홍역을 겪었다. 아울러 이 사건과 관련해 떡값을 요구하고 이를 송금한 내역이 공개되면서 또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2020년엔 댓글부대를 동원해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엔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를 당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한앤컴퍼니에 매각을 발표했찌만 배각 발표 3개월 만에 임의로 주식매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러한 기업 경영 행태로 인해 기업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결국 피해는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횡령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도 부정적인 사례로 꼽힌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는 직원 이 씨가 1980억원대를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14년에도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과 전·현직 임원이 7억9157만원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최 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또다시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발언 으로 주가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 6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번 못한다’는 제목으로 정부의 대중정책을 비판한 한 매체의 기사 캡처 사진을 올렸다.

해당 기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담겼다. 정 부회장은 게시물에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처’ 등의 해쉬태그를 함께 올렸다. 정 부회장의 글은 곧바로 논란이 됐고 이는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기업단체들의 주장에 대해“기업 벌주기는 어이없는 인식이다. 기업들의 눈치보지 말고 국민들의 피 같은 연금을 잘 지키고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측은 주주 대표소송 대상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거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적발 후 과징금 부과가 완료된 사안들을 주로 검토 중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