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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을 훈풍' 바이오···믿음 없인 안 된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가을 훈풍' 바이오···믿음 없인 안 된다

등록 2022.10.27 16:55

유수인

  기자

reporter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자금시장의 한파가 지속되며 바이오텍들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자금난에 봉착한 일부 기업들은 조금이라도 나가는 돈을 줄이기 위해 인력을 내보내거나, 대표나 임원들이 나서서 급여 받기를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고환율로 인해 연구개발(R&D) 자금 소진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개발 중인 임상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등 임상 비용까지 줄이고 있다. R&D로 먹고 살아야 하는 바이오텍이 생존을 위해 개발 비용을 줄이며 정체성을 깎아내리는 상황인 것이다.

기업공개(IPO)시장과 벤처캐피탈(VC) 투자 업계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무거워지고 있으나, 유독 바이오에만 박하게 군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VC의 바이오·의료 업종 신규 투자금액은 1조6770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 신규 투자금액은 6758억원에 불과했다.

일반적으로 VC는 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하지만 몸값을 낮추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까지 상장에 성공한 바이오텍들은 단 7곳에 불과하다.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게 된 데에는 신뢰도 하락의 영향이 크다. 기술특례를 통해 증시에 들어선 기업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기술 수출 실패나 반환, 임상시험 실패 등이 거듭돼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탓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중단을 선언하자 '국비 먹튀', '주가 띄우기' 의혹으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마저도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10% 내외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주가 조작 논란에 서 있는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도 국정감사 자리에서 이 같은 신약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면서도 코로나19 초기 치료제 효능을 강조한 보도자료를 내는 제약사들의 행위에 대해 "국내 회사들은 자본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위급한 상황에서 라이센싱 아웃을 위해 파트너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행히 이달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거래재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올 가을 바이오업계에는 훈풍이 부는 듯하다. 특히 이들은 바이오 투자 붐을 이끌고, 동시에 이 분야의 신뢰하락을 야기한 기업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슈가 컸었기에 업계의 반응은 상당하다.

한 번의 기회를 더 얻게 된 이들 기업을 시작으로 바이오 업계에 또 한 번의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신약개발'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신라젠은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공동으로 항암신약 '펙사벡'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들은 치료제 임상 성공을 약속하고 있지만, 혹여나 실패를 겪더라도 모든 원인을 회사 탓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신약개발 자체가 어렵고, 또 이를 발판 삼아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사정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과 같은 불법적인 문제, 기업의 투명성 논란 등이 재발되지 않도록 책임경영을 강화해 바이오 분야에 대한 신뢰 회복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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