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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맥심·카누 만든 김광수 선임···동서식품 "신성장동력 홈카페로 체질 개선"

유통·바이오 식음료

맥심·카누 만든 김광수 선임···동서식품 "신성장동력 홈카페로 체질 개선"

등록 2023.06.16 08:01

수정 2023.06.16 09:07

유지웅

  기자

'홈카페'로 성장세인 캡슐커피···'제2의 카누 신화' 도전"올해 머신 보급에 주력···성공 시 캡슐커피 매출 지속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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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동서식품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깨졌고 매출은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캡슐커피' 재도전에 나선 동서식품은 10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4.2% 감소한 16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6152억원으로 4.2% 증가했다.

동서식품은 최근 10년간 매출액이 1조5000억원대에 머물렀으나 올해 처음 1조6000억원에 진입하며 그 벽을 깼다.

다만 원재료 가격 급등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가격을 인상하고 광고비를 줄였음에도 매출원가율이 6.9%포인트 오르는 등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설명이다.

동서식품이 자랑하던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9%로 전년(13.6%)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동서식품은 공시상 확인할 수 있는 2012~22년간 단 한 번도 영업이익률이 10% 밑으로 떨어진 적 없었는데 이 기록이 깨진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회사처럼 해외 활로를 모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카누를 비롯한 '맥심' 커피는 한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모회사 동서와 미국 기업 몬델리즈가 50대50 지분을 소유한 합작사로 맥심 상표권은 몬델리즈가 갖고 있다. 이에 내수 중심 사업구조에서 '캡슐커피'를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다.

배우 공유가 모델로 출연한 '카누 바리스타' 광고. 사진=동서식품 제공배우 공유가 모델로 출연한 '카누 바리스타' 광고. 사진=동서식품 제공

동서식품은 올해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목표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된 김광수 사장은 커피믹스 '맥심'과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성공을 이끈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커피는 맥심'이라는 다섯 글자 광고 문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 슬로건이 김 대표 손을 거쳤다.

이후 동서식품은 별다른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마케팅 전문가 대표 선임은 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캡슐커피를 통해 '제2의 카누 신화'를 재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서식품이 반등 카드로 캡슐커피를 택한 이유는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조제커피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한국농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조원(2017년)에 달했던 조제커피 시장 규모는 7500억원(2021년)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설탕 등 첨가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캡슐커피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최근 3년 새 2배 커졌다. 홈카페 문화가 확산하고 인스턴트커피보다 원두커피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의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네스프레소' 등을 보유한 네슬레가 80%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점하다시피 하는 구조여서다.

동서식품 특허기술 '트라이앵글 탬핑'. 삼각형 모양 '탬퍼'가 캡슐 전체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원두 쏠림 현상을 막는다. 네스프레소 머신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능이다. 사진=유지웅 기자동서식품 특허기술 '트라이앵글 탬핑'. 삼각형 모양 '탬퍼'가 캡슐 전체에 일정한 압력을 가해 원두 쏠림 현상을 막는다. 네스프레소 머신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능이다. 사진=유지웅 기자

이에 동서식품은 '한국인 맞춤형'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중량을 일반 캡슐커피(5g)의 2배(9.5g)로 늘렸다. 에스프레소에 비해 물이 더 첨가되는 만큼 진한 향과 맛을 위해 커피를 증량한 것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 '아아 버튼'도 따로 있다.

그러나 캡슐커피가 커진 만큼 타사 머신과 호환이 불가해졌다는 점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타사 캡슐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카누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카누 바리스타는 ▲캡슐커피 머신(2종) ▲전용캡슐(8종) ▲타사기기 호환캡슐(6종)로 구성돼 있다. '카누 호환용 캡슐'은 네스프레소에 사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네스프레소 캡슐'은 카누 바리스타에 넣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성공 여부는 카누 머신이 시장점유율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머신 보급이 지속적인 캡슐커피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여서다.

동서식품은 '동서식품표 캡슐커피'를 알리는 덴 일단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 2월 캡슐커피 출시 후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엔 하루 평균 1000명이 방문했다. '카누'라는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캡슐커피로 끌어온 것이다.

최근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일부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간 정황을 포착해 자진 회수했다. 김 대표는 제품을 하루 만에 80% 이상 회수하며 발 빠른 대처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누 바리스타 성공을 위해선 숙제도 존재한다. 캡슐커피는 반복적으로 캡슐 폐기물이 발생한다. 네스프레소가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다. 환경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가 늘면서 회수 프로그램은 머신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으로 자리 잡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효율적 경영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캡슐커피는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당장 성과를 내기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입지를 다지고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머신 보급을 위해 라이브커머스 채널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며 캡슐 회수 프로그램 역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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