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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언더독의 신화' 비결은 대대적인 '리브랜딩'

산업 자동차 기아 美진출 30년

'언더독의 신화' 비결은 대대적인 '리브랜딩'

등록 2024.01.08 08:14

수정 2024.01.08 08:16

김다정

  기자

26년 만에 'KIA' 로고 전격 교체···독립적 가치 인정21년 이후 가파른 성장···작년 美 판매량 78만2451대독창적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럭셔리 턴어라운드

지난 2021년 3월 기아는 26년간 사용하던 로고를 전격 교체했다. 사진=기아 제공지난 2021년 3월 기아는 26년간 사용하던 로고를 전격 교체했다. 사진=기아 제공

"What is KN" 지난 2021년 3월 미국 주요 포털에는 'KN Car'라는 검색어가 등장했다. 기아의 'KIA'가 'KN'로 혼동된 작은 해프닝은 '언더독 돌풍'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2021년 3월 기아는 26년간 사용하던 로고를 전격 교체했다. 지난 1994년부터 사용해 오던 기존 붉은색 타원형 모양에서 영문 알파벳 K, I, A의 선이 떨어지지 않게 연결해 단순화됐다.

새 로고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변화하는 시장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세를 갖추고 고객에게 영감이 되는 순간을 계속해서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담았다.

대대적인 리브랜딩···가파른 성장세의 시작
로고 교체 직후 소비자들이 오인하는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달리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구글 통계를 보면 'KN'의 월평균 검색량은 3만건에 이르렀다. 오타 검색이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기아에서 내놓은 차량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기아의 급성장은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단행한 2021년 이후부터 두드러진다.

1994년 미국에서 1만2163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5년 만에 10만대를 돌파했고, 2013년 50만대, 2021년 70만대를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78만2451대로 연간 판매량 기록을 새로 썼다.

'언더독의 신화' 비결은 대대적인 '리브랜딩' 기사의 사진

주요 편의사양 기본화 등 그룹 차원의 판매 전략이 같은데도 기아가 더 가파르게 성장한 이유로는 '리브랜딩'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의 차종별 인센티브도 현대차보다 기아가 더 낮게 형성된 상황에서 기아 차종이 더 잘 팔렸다는 것은 그만큼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한 기아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전략차종인 텔루라이드 출시와 엠블럼 교체 이후 현지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며 "기아가 현대차의 아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브랜드 가치·수익성 '동반 상승'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거친 기아는 해외 진출 초기 '싼 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국 시장 내 핵심 브랜드로 환골탈태했다. 정체성을 확립한 독창적인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의 기본화는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CNN 방송은 "한때 저가 모델로 인식됐던 기아가 최근 품질과 디자인을 인정받으면서 '웃돈'이 가장 많이 붙어 팔리는 브랜드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BC도 최근 "기아는 1994년 미국에 진출했을 때 저가형 브랜드로 알려져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상을 받으며 높은 판매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며 기아가 미국에서 저가형 브랜드에서 고급 브랜드로 턴어라운드 한 비결을 재조명했다.

과거 올드한 디자인으로 지적받았던 기아는 최근 글로벌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는 해외 유수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디자인임을 보여줬다.

특히 기아는 단순한 제값 받기가 아닌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적극 도입하는 전략으로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안전‧편의사양을 기본트림부터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품성을 크게 높였다. 초기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소비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제이디파워에 따르면 기아는 ADAS, 인포테인먼트, 연비, 편의사양 등 만족도 조사에서 최근 2년 연속 2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11.2%로, 10% 초반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9.3%를 기록한 현대차나 전기차 업체 테슬라(7.6%) 보다도 높다.

이는 고수익 차종의 판매를 확대하면서 낮은 인센티브(판촉비)를 유지하는 '제값 받기' 정책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11월 기준 미국의 산업 평균 인센티브가 2600달러 수준인 데 비해 기아의 인센티브는 15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강력한 제품력과 개선된 브랜드력을 지키려는 의지와 내부 관리가 유효했고 인센티브 관리라는 부분이 하나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 본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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