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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갑질 의혹 휩싸인 SM그룹 차녀···우지영 승계 가도 '흔들'

산업 재계

갑질 의혹 휩싸인 SM그룹 차녀···우지영 승계 가도 '흔들'

등록 2024.03.26 07:56

차재서

  기자

시민단체 고발에 SM그룹 후계 경쟁 '대혼전' M&A로 입지 굳힌 우지영의 '공든탑' 와르르SM "일방적인 주장···'부당지원' 사실과 달라"

SM그룹 우오현 회장과 차녀 우지영 재무기획본부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SM그룹 우오현 회장과 차녀 우지영 재무기획본부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SM그룹 우호연 회장의 차녀 우지영 재무기획본부장이 갑작스럽게 '갑질' 의혹에 휩싸이면서 후계구도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그룹 측 해명에도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장기간 경영 수업을 받으며 쌓은 그의 기업인 이미지에 금이 갈 것으로 점쳐지는 탓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근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차녀 우지영 재무기획본부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특별시경찰청에 제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복수의 제보를 통해 확보한 우지영 본부장의 ▲모욕 ▲강요 ▲상해 ▲상습폭행 ▲명예훼손 등 정황을 고발장에 담았다. 우 본부장이 평소 부적절한 언사를 일삼았을 뿐 아니라, 휴가 중에도 업무에 동원하는 등의 부적절한 지시로 직원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는 우오현 회장과 관련해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우지영 본부장을 부당하게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부동산 시행사 태초이앤씨가 천안 성정동 경남아너스빌 어반하이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 본부장 소유 삼환기업 주식 등을 담보로 SM상선으로부터 돈을 빌려 부지를 매입했을 것이란 의구심에서다. 태초이앤씨는 우 본부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다.

이에 대해 SM그룹 측은 "고발장 내용을 확인하지 못해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알지 못하며, 이를 최초 보도한 특정 매체의 기사도 '일방적인 주장'만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경찰청이 이 사건을 서울 강서경찰서에 배당하면서 추후 SM그룹 오너일가를 둘러싼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가운데 재계에서 눈여겨 보는 대목은 관련 의혹이 SM그룹 '후계자 레이스'에 미칠 영향이다. 비슷한 이슈로 경영권에서 멀어진 다른 기업의 오너가 경영인처럼 우 본부장 개인도 필연적으로 신변의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1978년생 우지영 본부장은 우오현 회장이 본처와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 둔 다섯 자녀(1남 4녀) 중 둘째 딸로, 삼환기업 지분 21.7%(136만7694주, 2022년말 기준)를 보유한 2대주주다. 삼라와 삼환기업을 비롯해 우방, SM중공업, SM화진, STX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감사로 이름을 올리며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우지영 본부장은 '재계 30위' SM그룹의 오너일가이면서도 그리 주목을 받은 인물은 아니었다. 얼굴이 공개되지 않은데다, 이렇다 할 대외활동이나 경영행보가 포착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몸담은 회사가 그룹 '대권'과 거리가 있는 기업이라는 이유도 있다.

그런 우지영 본부장의 존재감이 드러난 계기는 작년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전이었다. 그의 개인회사 태초이앤씨가 이 건설사를 인수하겠다고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그룹 승계 주도권이 유일한 아들(막내) 우기원 SM그룹 부사장에게 넘어갔다는 게 재계의 정설이었는데, 우지영 본부장의 깜짝 등장은 그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여기에 우지영 본부장은 작년 12월말 HN아이엔씨(HN Inc, 옛 현대BS&C) 인수를 공식 선언한 뒤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우 본부장에게 부실회사를 사들여 우량기업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사세를 확장한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고발 건은 장기적으로 우지영 본부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이른바 '갑질'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덧붙여 '부당지원' 의혹을 포함한 이번 사태가 장차 사법 리스크로 번진다면 다섯 자녀에게 고르게 기회를 부여하던 우오현 회장으로서도 더 이상 우지영 본부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SM그룹 측은 오너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고발장에 담긴 내용에 대해선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며, SM상선이 태초이앤씨에 운영자금을 빌려준 것도 합법적 절차를 거쳐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황을 자세히 파악한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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