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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롯데 ‘원톱’ 우뚝···산적한 과제 많아

[신동빈 시대]한·일 롯데 ‘원톱’ 우뚝···산적한 과제 많아

등록 2015.08.17 19:20

수정 2015.08.18 06:57

이주현

  기자

신동주 전 부회장, 주총 완패에도 경영권 의지 드러나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승리로 끝났다.

이번 주총을 계기로 각종 여론전과 지분경쟁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였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되고 ‘신동빈 시대’가 열리게 됐다는 평가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72.65%) L투자회사의 지분 100%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소유하고 있어 한일(韓日) 롯데그룹은 사실상 신 회장이 장악하게 됐다.

하지만 신 회장은 지난 20여일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불거진 국적논란과 불매운동 등으로 많은 상처를 입어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압도적인 완승 ‘한·일 롯데 원톱 체제’=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17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추진하길 희망한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고 롯데홀딩스가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임시 주총에서 신 회장 측이 제시한 기업 경영지도체제(지배구조 관련)와 사회규범 준수(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표 대결 없이 30분 만에 통과시켰다.

롯데홀딩스 측은 “주주총회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보다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계속해서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총은 지난달 28일 롯데홀딩스 긴급이사회를 통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주주들이 신 회장의 지지를 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신 회장이 이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손에 넣은 데 이어 주총에서도 신 회장의 우위가 확인됨에 따라 롯데 후계분쟁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1일 신 회장이 대 국민 사과를 통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번 주총 지지를 바탕으로 관련 개혁 작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면서 ”롯데호텔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의 지분 구성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해 종합적인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주총을 마친 뒤 입장 발표를 내고 최근 일어난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와 관련해 “경영과 가족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롯데는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 경영과 경영투명성을 한층 강화해 양국 롯데가 각각의 경영성과를 높이는 한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신동주, 주총 완패에도 경영권 의지 드러내=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 완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에 대해 반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임시 주총에서 신 회장을 이사진에서 해임하고 자신과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이사진으로 선임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주총장에서 별다른 대항을 하지 못하고 16분 만에 주총장을 서둘러 떠났다.

이후 일본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간 분쟁으로 소비자와 사원 가족 여러분께 불편을 끼치고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현장에서 사원 여러분들과 함께 어려움을 같이해 왔다”며 “앞으로도 사원 여러분과 현장에서 어려움을 같이 이겨나가고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짧은 멘트 중에서도 ‘사원’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반복해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인 종업원지주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곧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배제한 채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 등에 대해 법적 소송을 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이사 선임에 있어 법률 자문과 법적 절차를 모두 다 거쳤다며 승계 과정에 법리적 문제가 없다며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주총 결과에 대해 “주주와 임직원 모두 신동빈 회장과 기존 경영진을 중심으로 경영 안정을 조속히 이루고,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투명성 강화에 주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연합뉴스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연합뉴스


◇사정당국 압박, 지주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 과제 산적=주총 완승으로 ‘신동빈 시대’ 개막을 알린 신 회장이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반(反) 롯데 정서 극복과 사정당국의 전방위 압박, 지배구조 개선 등의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지난 11일 약속한 대로 호텔롯데를 가까운 시일 내에 상장하고 롯데의 순환출자 구조를 연말까지 80% 이상 해소해야 한다. 또 롯데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일본 롯데 계열사가 보유한 한국 롯데 지분율도 낮춰야 한다.

지주사 전환에만 7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재원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 불러온 사정기관의 외풍과 정부와 정치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해쳐나가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일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 관련 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7월 중순 롯데그룹의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비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드러난 만큼 조사 범위가 확대돼 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탈세 조사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호텔롯데가 대홍기획의 지분 12.8%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세청이 호텔롯데를 겨냥해 세무조사를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 회장이 헤쳐 나가야 할 위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반(反) 롯데 정서라는 엄청난 쓰나미와 맞닥뜨리고 있다. 롯데그룹도 이를 심각하고 여기고 순화시키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7일 청년 일자리 채용 대책을 내놓은 것과 지난 6일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대형 태극기를 계양한 것은 반 롯데 기류 확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과 함께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다각적인 포석이다.

이밖에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화를 풀고 형 신 전 부회장과의 화해 등 가족 분열에 대한 문제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총수 일가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신 회장은 경영권을 얻은 대가로 일련의 사태들을 수습해야하는 수많은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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