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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금고 품은 위성호 신한은행장···“과감한 전략 通했다”

서울시금고 품은 위성호 신한은행장···“과감한 전략 通했다”

등록 2018.05.04 19:35

차재서

  기자

신한銀, ‘32조’ 서울시 1금고 운영권 확보 우리銀 104년 아성 넘어 금고지기로 등극전담조직 앞세워 승부수 띄운 위성호 행장하반기 ‘인천시금고’ 쟁탈전서도 선전 예고

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위성호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3수 끝에 서울시 ‘금고지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04년간 지속된 우리은행의 독점구도를 깨고 32조원 규모의 서울시 1금고를 관리하게 된 것. ‘영업통’ 주철수 부행장보를 앞세워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운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발빠른 전략이 은행에 승리를 안겼다는 평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금고 우선협상 대상자에 신한은행을, 2금고는 우리은행을 각각 선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신한은행은 약 32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 관리를 담당하며 신한은행은 성평등기금과 식품진흥기금 등 각종 기금(약 2조원)을 운용하게 된다. 1금고는 수시로 돈을 넣고 빼는 입출금통장, 2금고는 일정기간 돈을 묵혀두는 정기예금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앞서 서울시가 처음으로 ‘복수금고’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주요 시중은행은 큰 관심을 보였다. 최대 지방자치 단체의 세입과 세출을 바탕으로 수익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25개 자치구 금고 운영이나 공무원을 비롯한 신규 소비자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일반·특별회계가 서울시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금고를 어느 은행이 맡느냐가 금융권 전반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이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세 곳은 1·2금고에 모두 지원했으며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2금고에만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1금고와 2금고를 각각 차지하게 됐다.

사실 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도 우리은행이 서울시 1금고를 맡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85년 동안 수의계약 방식으로 서울시금고를 책임져왔고 1999년 공개경쟁 입찰 방식이 도입된 이후에도 약 20년간 서울시금고 유치에 성공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결과는 신한은행의 승리였다. 지난해 11월부터 준비 작업에 돌입한 신한은행은 이번 입찰 과정에서 인천시금고 등 20여개 지자체의 금고 운영 경험을 내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은행은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과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이래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실시하며 영업력을 대폭 강화했다. 개인그룹 내 기관영업부문을 떼어내 기관영업그룹으로 확대개편하고 주철수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보를 그룹장으로 앉힌 게 대표적이다. 기관영업 전략가로 꼽히는 주 부행장보는 2017년 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로 위성호 행장과 같은 고려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위성호 행장도 과감한 행보로 힘을 보탰다. 그는 서울시금고 입찰 설명회 일정이 지난 3일로 당겨지자 인도네시아 출장 중 급히 귀국해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등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은행이 서울시에 약속한 출연금도 우리은행(약 1000억원)보다 많은 3000억원이었다는 후문이다.

반면 우리은행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여기에는 우리은행이 100년 이상 서울시금고를 독점해왔다는 부정적인 여론과 지난 3월 70만명의 시민에게 잘못된 세금 신고서를 보낸 전산사고가 발목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단 1금고를 맡게 된 신한은행은 인수를 차질 없이 준비해 앞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조만간 펼쳐질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금고 운영권 쟁탈전과 다른 기관영업에서도 선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은 서울시에서 용산구금고 만을 담당하고 있는데 서울시 1금고를 관리하게 된 만큼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치열한 경쟁 끝에 서울시 1금고를 차지한 것은 치밀한 준비를 통해 얻어낸 성과”라며 “1·2금고를 모두 지켜내야 하는 인천시금고 입찰에서도 선전을 거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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