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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기업인가

[신년기획]왜? 다시 기업인가

등록 2018.01.01 07:00

수정 2018.01.01 07:53

강길홍

  기자

한국전쟁 이후 불모지에서 탄생한 기업들재계 1세대 ‘기업가 정신’으로 창업 앞장서각종 규제와 반기업정서 탈피 절실한 시점

지난 2016년 12월 열린 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 사진=뉴스웨이DB지난 2016년 12월 열린 국정조사 재벌총수 청문회. 사진=뉴스웨이DB

세계 경제의 패권은 기업에 달려 있다. 미국이 세계 최강 경제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신흥기업은 물론 GM·GE·엑슨모빌 등 전통기업까지 신구의 조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닌텐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즐비하다. 중국은 화웨이·알리바바·텐센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소프트파워’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기업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의 환경 속에서 재계 1세대 창업자들은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앞 다퉈 창업에 나섰다. 특히 이병철 삼성 창업주, 정주영 현대 창업주, 구인회 LG 창업주 등은 한국 기업사에서 신화로 불린다. 재계 1세대의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한국은 여전히 세계 경제의 변방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맨주먹에서 시작한 이들의 창업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화학 등이 태어났고 이들 기업은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

우리 기업은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저력도 보여줬다. 외환위기 속에도 살아남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내고 비상한 기업들도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없었다면 한국 경제도 글로벌 위기 때마다 끊임없이 추락을 거듭했을 것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사회공헌 활동은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원동력이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 공헌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현장을 누비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이미지는 물론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이후 선진국의 원조를 받던 한국이 이제 기업들의 활동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돕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가 못하는 일을 기업들이 대신하는 셈이다.

기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업들은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각종 규제가 끊이지 않고 반기업 정서가 만연해 있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수록 한국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 가시가 돛이기도 한다. 반기업 정서가 만연하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본질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서가 확산되면 기업을 뿌리째 흔들리게 할 수도 있다.

기업이 세금을 낼 수 있는 것도 이윤 창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오히려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민혈세를 쏟아 부어 부실기업을 살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업이 불법·탈법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당한 이윤 추구를 사회악으로 묘사하는 일부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경제에 앞날을 어둡게 한다. 따라서 기업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기업을 독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전환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일자리 창출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국정 최대 과제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기업 살리기에는 오히려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인을 홀대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기업에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쏟아내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업의 성장이 정체될수록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 세계 각국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 기업을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일자리 확대도 중요하지만 민간 일자리 기반이 약하면 언제든 고용 위기에 시달릴 수 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 4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벤처 생태계를 강화하고 스타트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신산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규제는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도 창업 문화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된다.

정부는 벤처 생태계에 대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흐름은 오히려 그 반대다. 구글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올라섰다. 미국이 구글의 스타트업 인수를 규제했다면 구글이 지금의 위치에 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해외 스타트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 인수에 대한 각종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도 국민도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긍정적인 사고로 바라봐야 한다. 기업은 규제의 대상이 아니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시켜야 하는 소중한 경제 주체다. 기업의 역할이 확대될수록 한국 경제의 발전도 빨라지고 국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반대로 기업이 꺾이면 한국이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낙오하는 것은 순간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보다 잘할 수 있도록 박수를 보내는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 스스로 변신했던 기업들이 없었다면 한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글로벌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한국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기업에 대한 시선을 곱씹어야 할 때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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