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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은행, 실수요자 대출까지 막았다

금융 은행

은행, 실수요자 대출까지 막았다

등록 2021.09.27 16:53

임정혁

  기자

KB, 잔금대출 한도 분양가 기준으로 제한NH는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집단대출 중단대출규제 ‘신용’에서 ‘부동산’으로 확대 중유동성은 확대되는 데 돈줄 틀어막는 당국“실수요자 안 건드린다더니”···커지는 ‘불만’

은행, 실수요자 대출까지 막았다 기사의 사진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을 비롯한 실수요자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자칫 연말 전에 대출 창구가 완전히 닫힐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출 가능한 은행으로 수요가 퍼져나가는 ‘풍선효과’ 지적을 두고 금융당국이 “가능성 낮다”고 일축했지만 현실적으론 실수요자 대출 수요까지 막히면서 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가입하는 모기지신용보험과 신용보증 판매도 제한한다.

앞서 NH농협은행이 지난달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11월말까지 중단하고 우리은행도 이달 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을 하지 않기로 한 것에서 나아가 ‘리딩뱅크’로 불리는 KB국민은행도 같은 기조를 취한 셈이다.

하나은행 역시 다음 달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일부 상품 취급 한시 제한으로 주택담보대출 축소 효과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시중은행의 실수요자 대출 문턱은 턱밑까지 차오른 상태다.

이번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실수요자 대출 제한은 타행으로 대출 수요가 번져나가는 ‘풍선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당국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고강도 대출 조이기를 지속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은 대출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는 쪽으로 무게추가 쏠린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도 현재의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 제한한 전세자금대출 중단을 한시적이 아니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등 크게 봤을 때 신용대출을 제외한 실수요 대출 창구는 완전히 닫힌다.

실제로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해 금융당국 목표치인 5~6%에 가까워지고 있다. 5대 은행이 이런 금융당국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추가로 취급할 수 있는 대출 금액이 11조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관계자들은 “당장은 금융당국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놓고 보니 아예 맨 처음에 주담대 등 대출 중단을 선언한 NH농협 결정이 발 빠르고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매달 가계대출 증가율을 당국에 보고하는 은행 입장에선 선택지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실수요자 대출 축소가 예견된 일이었다는 자조적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앞서 은행들이 일제히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축소했을 때부터 풍선효과가 입증된 것 아니냐”면서 “결국 실수요자냐 아니냐를 따지기에 앞서 은행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어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이 대출 중단에 돌입한 직후 금융위는 설명자료를 내고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풍선효과에 따라 다른 은행의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은 급격히 늘어 실수요자 대출 중단이라는 예고된 수순까지 현실로 나타난 상황이다.

은행들의 이번 움직임은 실수요 대출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발언과도 정면 배치된 현실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고승범 위원장은 앞서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실수요자가 피해를 본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이겠다”고 답한 바 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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