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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2의 HBM' 놓치지 않으려면

오피니언 기자수첩

'제2의 HBM' 놓치지 않으려면

등록 2024.05.01 06:00

정단비

  기자

reporter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이를 제외하고 얘기가 안 될 정도로 핵심 키워드가 됐다. 심지어 지난달 열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조차 일반인들의 HBM 관련 질문들이 쏟아질 정도니 말이다.

HBM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혜성처럼 갑작스레 등장한 것은 아니다. 첫 등장은 지난 2015년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업체들이 5세대(HBM3E)의 승기를 잡으려 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HBM의 첫 등장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시초는 SK하이닉스가 AMD의 요구로 공동 개발한 것으로 당시에는 높은 가격, 과잉 스펙 등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HBM은 시장의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AI 반도체에 있어 HBM이 필수 부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AI가 불러온 반도체 시장의 훈풍은 생각보다 거세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혹한기를 견뎌야 했던 기업들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 성적에서 지속해 왔던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고 성장을 하게 된 것도 AI 수요로 인한 반도체 실적 회복 덕이 컸다.

현재 HBM 시장에서의 평가는 SK하이닉스가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그도 그럴 것이 SK하이닉스는 HBM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엔비디아가 패키징을 맡기고 있는 TSMC와의 협력을 통해 'HBM 생태계'를 더욱 확고히 한 바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HBM3) 한정 시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그간의 반도체 절대 강자로 불렸던 삼성전자를 앞선 배경으로 SK하이닉스 경영진의 통찰력 있는 판단력과 삼성전자 경영진의 판단 미스를 일컫기도 한다.

물론 경영진들의 판단 영향이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당시 삼성전자는 HBM을 둘러싼 시장 변화를 캐치하지 못했고 관련 개발팀을 해체했다는 후문마저 돈다는 점에서다. 또한 혹자들은 말한다. 1위 자리를 쫓고 있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HBM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고 흘러가다보니 HBM의 대세를 타게 된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하지만 미래를 대비할 수는 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영업 적자 상황에도 R&D 비용은 오히려 늘렸던 것도 이같은 측면들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풀이다. 또 한 가지 '제2의 HBM'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성을 쫓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감내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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