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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룡영화제는 ‘균형과 이변’(종합)

[34회 청룡영화제] 올해 청룡영화제는 ‘균형과 이변’(종합)

등록 2013.11.22 23:55

수정 2013.11.25 09:32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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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청룡영화제는 ‘균형과 이변’(종합) 기사의 사진

올해 청룡영화제는 균형과 이변이란 두 단어로 압축됐다. 주요 부문 3관왕 이상의 다관왕이 없었고, 또한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던 후보들이 연이어 수상에 실패하며 예상 밖의 결과를 이끌어 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균형에 대한 부분은 최종 결과는 보면 알 수 있다. ‘소원’이 3관왕, ‘설국열차’ ‘베를린’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가 각각 2관왕으로 마무리됐다. 한 작품에 상이 집중되는 모습 없이 여러 화제작들이 골고루 상을 나눠가지는 모양새로 마무리됐다. ‘관상’이 6관왕, ‘7번방의 선물’이 3관왕을 차지했던 대종상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청룡영화제가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상 예상자로 거론조차 되지 않던 후보들이 연달아 상을 받으면서 벌어진 ‘이변’에 있다. 먼저 신인여우상 수상자인 박지수는 지난해 ‘마이 라띠마’로 데뷔한 완전한 신인이다. 영화의 흥행이 저조해 눈길을 많이 끌 수 없었지만, 작품 속 그의 연기는 신인의 그것을 넘어섰다는 평을 들어왔다. 하지만 각축을 벌인 후보들이 쟁쟁했다. 결국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박지수는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했다.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라미란 역시 눈에 띄지 않던 배우 중 한 명이다. 충무로의 감초 조연 여배우로 이름을 높여왔지만 메인급 조연으로 올라서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 했다. 하지만 올해 ‘스파이’와 ‘소원’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색다른 존재감을 선보이며 연기력을 과시했다. 특히 ‘소원’에선 절제된 감성으로 자칫 무거워 질수 있는 극 전체의 톤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이번 여우조연상 수상에서 다크호스로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은 듯 보인다.

남우주연상은 이번 청룡영화제 최대 이변 중 하나였다. ‘7번방의 선물’ 류승룡, ‘소원’의 설경구, ‘관상’의 송강호, ‘더 테러 라이브’의 하정우, ‘신세계’의 황정민이 각축을 벌였다. 솔직히 누가 받더라도 고개가 끄덕여 질 법한 후보들이다. 하지만 올해 1000만 신호탄을 쏜 ‘7번방의 선물’ 류승룡, 900만 관객을 돌파한 ‘관상’의 송강호에게 무게가 더 실리는 것은 인지상정이었다. 이들은 나란히 지난달 열린 제50회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이번에도 수상이 유력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신세계’의 황정민을 선택했다. 황정민 역시 예상치 못한 호명에 놀란 듯 일어서며 주변 동료들과 격한 기쁨을 나눴다. 그는 무대에 올라 2005년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수상소감으로 말한 ‘밥상론’을 거론하며 자신이 ‘청룡의 남자’ 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남우주연상 보다 시청자 및 배우들을 더욱 놀라게 한 이변은 바로 여우주연상이었다. ‘연애의 온도’ 김민희, ‘숨바꼭질’ 문정희, ‘몽타주’ 엄정화, ‘소원’의 엄지원, ‘감시자들’ 한효주가 각축을 벌였다. 무게감은 대종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엄정화에게 다소 실리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상자는 예상과 달리 한효주였다. 당사자인 한효주 역시 전혀 예상을 못했다는 듯 상당히 놀란 모습이었다. 그는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건내 받은 뒤 “너무 감사하면서도 무섭다”며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대해 의아해 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최우수작품상 역시 ‘관상’ ‘베를린’ ‘설국열차’ ‘신세계’ ‘소원’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들이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 역시 후보작 가운데 아직도 극장에서 상영 중인 ‘소원’이 차지했다. 각각 장르적 관점에 충실한 영화들인 반면 ‘소원’은 아동 성폭행이란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소재를 그리면서도 ‘복수’가 아닌 ‘치유’에 시선을 맞춘 색다른 해석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아동 성폭행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찾는 관객들도 있었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소원’ 제작사 대표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소원이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며 청룡영화제의 마지막 영예의 의미를 되새겼다.

제34회 청룡영화제 수상자

▲신인남자배우상 = 여진구(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신인여자배우상 = 박지수(마이라띠마)
▲신인감독상 = 김병우(더 테러 라이브)
▲단편영화상 = 전효정(미자)
▲인기상 = 이병헌, 설경구, 공효진, 김민희
▲최다 관객상 = 7번방의 선물
▲기술상 = 정성진(미스터 고)
▲조명상 = 김성관(베를린)
▲촬영상 = 최영환(베를린)

▲음악상 = 모그(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미술상 = 앙드레 넥바실(설국열차)
▲각본상 = 조중훈, 김지혜(소원)
▲남우조연상 = 이정재(관상)
▲여우조연상 = 라미란(소원)
▲감독상 = 봉준호(설국열차)
▲남우주연상 = 황정민(신세계)
▲여우주연상 = 한효주(감시자들)
▲최우수작품상 = 소원(필름모멘텀)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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