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는 지난 해 8월 첫 촬영을 시작해 촬영기간 9개월, 방송기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장기 프로젝트다. 마지막 촬영을 끝으로 그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스태프들과 눈물로 아쉬움을 달랬다.
드라마에서 늘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렸던 베테랑 배우 하지원이지만, 데뷔 이후 첫 51부작 타이틀 롤이라는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가 쉽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공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자 행세도 했지만 결국 부모님을 잃고, 힘없는 나라에 버림 받아 원나라에 공녀로 끌려가 궁녀가 됐지만, 여전히 사랑도 행복도 모두 소원한 일이던 주인공 기승냥(하지원). 복수를 꿈꾸며 다시 돌아온 황궁에서 외롭고 고독하지만 치열한 싸움을 홀로 해오며 결국 광활한 원나라의 황후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하지원은 본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물오른 액션 연기를 선보였을 뿐 아니라, 두 남자와의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는 여인으로서의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사랑하는 아이에 대한 뜨거운 모성애와 권력의 중심에 선 냉혹한 카리스마까지 하지원은 자신이 가진 다양한 연기의 폭을 확실히 보여줬다.
미니시리즈도 아닌 51부작 장편드라마에서 하지원은 예의 성실한 자세와 넘볼 수 없는 연기력으로 배우들간의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며 극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렇게 하지원은 지난 9개월간 오롯이 삶을 살았던 승냥이를 떠나보내게 됐다. 하지원이 아닌 기승냥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던 하지원을 떠나보낸 시청자들 역시 ‘이제 월화 무슨 재미로 살지?’ ‘승냥이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지?’ ‘승냥아, 고생했다’ 등 아쉬움 담긴 글을 프로그램 게시판에 남기고 있다.
하지원은 ‘기황후’ 마지막 촬영을 끝낸 뒤 잠시 휴식과 미뤄둔 일정을 소화하고 곧바로 차기작인 배우 하정우 감독 주연의 영화 ‘허삼관 매혈기’에 합류한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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