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협상시간 줬으나 미적···출구전략 본격화 지적공릉주민 “여론몰이 그만, 피해 최소화 위해 대화하자”
정부가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소송에서 이겨도, 해당 주민 측에서 대승적인 양보를 해도 사업 추진을 미적거려서다.
행복주택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이자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서민 주거복지 공약이다. 그러나 대선에 급급한 나머지 주먹구구로 준비한 탓에 거센 주민 반발과 소송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서는 해당 주민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공릉 행복주택 지구지정 취소소송을 걸었다. 해당 소송은 22일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고일을 며칠 앞두고 3월 5일로 일정을 미뤘다. 더 큰 분쟁으로 번질 것을 걱정한 재판부가 당사자 간 협의할 시간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업주체인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화를 거부하고 시간 끌기를 한다는 점이다.
황규돈 공릉 행복주택 건립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행복주택을 반대만 한 게 아니라 합의점을 찾아 지속해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국토부와 LH는 대화를 단절했다”며 “주민과 꾸준히 협의 중이라는 거짓 여론몰이는 그만하고 사업을 할지 포기할지 빨리 결정을 해야 주민 패해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폐선로 바로 옆에 있는 건영장미아파트 길후영 동대표 회장은 “해당 지역은 폐선로 용지로 공간이 협소해 건물을 지으면 조망 등 인근 피해가 크다. 정부 정책인 만큼 대승적으로 1동(100가구)으로 짓는 안까지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정부 측에서는 핑계를 대면서 계속 시간을 끈다. 사업성이 없어 사업을 포기하고 싶지만 명분이 없으니 질질 끄는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현재 해당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정부가 목동과 마찬가지로 출구전략을 쓴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공릉 행복주택 사업을 담당하는 LH 행복주택사업부 김 과장과 수 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앟았다.
한편, 이 같은 지적은 앞서 목동에서도 불거진 사안이다.
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건립 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국토부가 목동 유수지가 안전성이나 사업성에서 행복주택 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이란 것을 깨달은 것 같다”며 “주민 반대는 계속 있을 테고, 이를 이유로 사업을 연기할 게 뻔하다. 사업이 좌초한다면 그 책임을 주민과 지자체에 넘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승소했으면 사업을 진행하면 된다. 그동안 하지 않던 대화를 재기하겠다면 누가 믿겠느냐”라며 “최종심에서도 패소하면 국토부에 반드시 목동 유수지에 행복주택을 지으라고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목동 행복주택 지구는 안전과 사업비 등으로 사업진행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곳이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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