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펀드멘털 개선 효과까진 시간 걸려
유로화 약세 지속돼 수출 영향 우려도
안전자산 선호 완화에 증시로 자금 유입
전문가들은 유럽의 양적완화가 당장의 펀드멘털 개선 등의 효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고자하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시장에서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여 국내 수출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증시로는 유럽계 자금이 유입돼 코스피가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개선 기대감↑, 실제 효과는 시간 걸려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매월 600억 유로(한화 75조5340억원)를 시중에 공급키로 했다.
전면적인 양적완화는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실시되며 총 공급액은 1조1400억 유로에 달한 것으로 예상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유럽의 이 같은 결정이 당장의 펀드멘털 개선 효과로 나타나긴 힘들다는 평가다. 시장의 유동성이 늘어난다고 해도 당장 기업의 투자 등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연구원은 “과거 미국의 양적완화(QE)에서도 확인되듯 ECB의 채권매입 이후 즉각적으로 기업대출 및 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ECB의 양적완화는 디플레이션 탈피에 대한 유럽의 의지 확인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환율 측면에서는 이번 ECB의 결정에 따라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유로화 약세는 국내 기업의 수출채산성을 낮춰 수출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교보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ECB의 강력한 자산매입 영향으로 유로화 약세,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위험자산의 경우 각 상황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ECB의 공격적 QE 정책으로 유로화 가치는 1년래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유로화 약세 압력이 높아졌다”며 “‘1유로=1달러’ 국면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약세를 위한 통화부양조치를 강화하면서 환율 전쟁이 격화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계 자금 유입으로 수급 긍정적
ECB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른 국내 증시 영향은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완화로 인해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수 있고 유럽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유로화 약세에 편승한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면서 유럽계 자금이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며 “국내에도 유렵계 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 김윤서 연구원도 “ECB 정책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그간 안전자산으로의 과도한 쏠림 현상이 일부 되돌려지며 외국인 수급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예상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ECB의 QE 규모는 글로벌 증시 유동성 관점에서 긍정적인 가운데 국내증시 역시 일부 수혜 가능성이 잠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컸다는 점에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다. 당초 시장에서는 월 500억 유로 수준의 국채 매입을 추정한 바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국내 증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ECB의 양적완화 규모와 기간에 유럽발 유동성 기대가 커지며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pje8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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