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07일 월요일

  • 서울 14℃

  • 인천 15℃

  • 백령 9℃

  • 춘천 16℃

  • 강릉 16℃

  • 청주 16℃

  • 수원 14℃

  • 안동 15℃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15℃

  • 전주 16℃

  • 광주 14℃

  • 목포 13℃

  • 여수 14℃

  • 대구 19℃

  • 울산 16℃

  • 창원 14℃

  • 부산 14℃

  • 제주 13℃

“막장도 장르다”···국민 막장작가 임성한이 드라마에 임하는 자세

[포커스] “막장도 장르다”···국민 막장작가 임성한이 드라마에 임하는 자세

등록 2015.01.24 08:00

수정 2015.01.25 22:31

홍미경

  기자

공유

막장계 아이콘 임성한의 ‘보고또보고’ 부터 ‘압구정백야’ 까지 히스토리

MBC '압구정 백야' / 사진= MBC 제공MBC '압구정 백야' / 사진= MBC 제공


논란과 비난에도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는 방영하기만 하면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한다. 최근 방영중인 MBC ‘압구정 백야’ 역시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상황. 임성한 작가 특유의 막가파 식 막장 스토리와 특징을 분석해 봤다.

임성한은 국내 막장 드라마계의 대모다. 출생의 비밀, 불륜, 샤머니즘, 시월드 등 다양한 막장 요소를 드라마에 사용하며 진화했다. 임성한표 막장 드라마는 건강한 웃음 혹은 마음의 정화와는 거리가 먼 사회 상식을 파괴하는 인간 내면의 추악함을 드러낸다.

때론 욕하면서 때론 통쾌해하면서 그리고 황당한 지점에서 묘한 웃음 지으며 볼 수 있도록 만든다. 그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이가 많을 지언정 시청률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찍어 주니 상업 드라마가 햐야 할 일을 아는 작가다. 인간이 감추고 싶은 내면의 추악한 모습끼리 부딪히며 아귀 다툼을 하는 아수라의 세계에 입장하고 싶다면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히스토리를 따라가 보시라.

◆ '보고또보고'-'온달 왕자들', 처음부터 엽기막장은 아니었다

임성한 작가는 '보고또보고' '온달 왕자들' '인어아가씨' 등 겹사돈에 복수, 출생의 비밀 등 막장 드라마로 세간에 등장했다. 이 작품들을 살펴보면 막장 소재를 차용했지만 지금의 엽기적이고 황당한 막가파식 설정은 아니었다.

첫 작품 MBC '보고또보고'는 최고 시청률 57.3%를 기록하며 임성한 작가를 스타 작가로 만들어 준 드라마다. 겹사돈, 여성비하, 고무줄 편성 등 각종 논란과 이슈를 불러일으켰지만 김지수, 윤혜영, 정보석, 허준호 등 기본 배우들을 주목 받게 만들었다. 김

지수는 이 드라마로 1998년 MBC 방송대상을 수상했고 MBC는 '보고또보고' 뒤이어 방영된 MBC 9시 뉴스가 KBS 9시 뉴스 시청률을 앞서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MBC '보고또보고', '온달왕자들', '인어아가씨', '아현동마님', '보석비빔밥', '오로라공주', SBS '신기생뎐' / 사진= 뉴스웨이 사진DBMBC '보고또보고', '온달왕자들', '인어아가씨', '아현동마님', '보석비빔밥', '오로라공주', SBS '신기생뎐' / 사진= 뉴스웨이 사진DB


이어 한 명의 남자가 네 명의 부인으로 부터 자식들을 얻고 각각 배다른 이복형제들이 아버지 사망후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온달 왕자들'은 '보고또보고' 만큼 히트를 치지 못했지만 3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 임성한 월드의 시작 '인어 아가씨'-'하늘이시여'

임성한의 엽기 황당 월드는 MBC '인어 아가씨'부터 시작된다. 시청률 47.9%를 기록하며 무명의 장서희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장성희는 '인어아가씨'로 인해 막장배우 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막장도 장르"라는 유명한 어록을 탄생시켰다.

'인어 아가씨'는 어머니를 버리고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아버지를 유혹하는 파격적인 막장 소재는 임성한 작가가 막장의 아이콘으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이 된 드라마다. 또 아버지의 후처와 폭풍따귀 세례를 주고 받거나 고함을 치며 패악을 부리는 등의 자극적인 장면은 차후 여러 막장 드라마에서 사용되면서 막장 드라마계의 '원소스 멀티유즈'라 불리고 있다.

장서희가 임성한이 탄생시킨 막장계 신데렐라라면 MBC '왕꽃선녀님'의 이다해는 임성한이 향후 빠지게 될 무속세계의 첫 출발을 알리면서 또 다른 신데렐라로 주목 받았다. 이 드라마는 신내림과 신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사용했으며 거센 비난에도 꿋꿋이 드라마를 이어가던 임성한 작가는 중도에 돌연 잠적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김홍주 작가가 바통 터치해 드라마는 무사히 끝났다.

이를 계기로 잠시 방송가를 떠났던 임성한 작가는 친정과도 같았던 MBC를 떠나 2005년 SBS에서 '하늘이시여'로 시청률 44.5%의 대박을 안겼다.

SBS '하늘이시여' / 사진= SBS 제공SBS '하늘이시여' / 사진= SBS 제공


이전 작품들이 소재와 설정 등이 막장이었던 것에 비해 SBS '하늘이시여' 부터는 헤어졌던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인다는 파격적인 소재에 '웃찾사'를 보면서 웃다가 죽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최근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황당하고 엽기적인 설정의 시작을 알렸다.

이처럼 신데렐라 막장, 출생의 비밀을 이용한 전개로 비판을 받았지만 시청률 대박은 물론이고 윤정희, 이태곤 등 신인 배우들을 일약 스타로 탄생시키며 신인배우 등용문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 '아현동 마님'-'보석비빔밥'-'신기생뎐', 막가파 기질 십분 발휘

지금까지의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들은 비난과 논란이 거셌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막장 소재라는 점에서 방송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후 '아현동 마님'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등에서 보여준 설정은 막장을 넘어 오히려 판타지 드라마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식을 넘어선 설정과 소재, 캐릭터가 난무했다.

SBS에서 다시 MBC로 자리를 옮긴 '아현동 마님'은 12살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으로 시청률 24%를 기록했다. 이어 MBC '보석비빔밥'은 드라마 진행중 자식들이 부모를 내쫓는 장면으로 논란을 빚었으며 현대판 기생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주목을 받은 SBS '신기생뎐' 부터는 간혹 등장하던 엽기적인 장면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SBS 드라마 '신기생뎐'은 사촌간인 단사란(임수향)과 금라라(한혜린)가 기생이 되며 겪는 기구한 운명과 복잡한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이 드라마에서는 남자주인공 아다모(성훈)와 단사란의 결혼 후, 아다모의 아버지 아수라(임혁 분)가 귀신에 빙의되어 눈에서 파란 레이저를 내뿜고, 투시 능력을 선보이며 상대방의 맹장염과 간염을 알아내 황당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보석비빔밥'과 '신기생뎐'은 각각 25.8%, 28.3%를 기록, 임성한 작가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시청률에는 못미쳐 임성한의 몰락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20%대를 훌쩍 넘긴 시청률은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해서 결코 뒤쳐지지 않은 수치다.

◆ 임성한표 막가파식 황당엽기 장면 베스트 3

MBC '압구정 백야'는 첫회부터 스님옷을 입고 나이트 가거나, 임신한 올케를 부려먹는 막가파식 막장 설정으로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지만 임성한 작가의 황당했던 장면 베스트는 따로 있다. 막장 아이콘 임성한표 막가파식 황당했던 장면들은 베스트 3를 꼽아봤다.

▲ '하늘이시여', '웃찾사' 보다며 웃자 사망한 소피아

'웃찾사 죽음'이라 불리는 장면은 이후 시청자들을 가장 기막히게 만든 임성한표 엽기설정에 꼽힌다. SBS '하늘이시여'에서 박해미와 비밀을 공유했던 이숙(소피아 역)은 '웃찾사'를 보며 웃다가 기절해 죽음에 이른다는 설정이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용납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숙은 발군의 연기력으로 까무러치듯 쓰러지며 장렬하게(?) 죽음을 맞았다.

이로인해 예능프로그램에서 숱한 패러디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외에 '하늘이시여'에서는 가정부역의 차주옥이 출생의 비밀을 털어 놓고는 연탄가스 중독으로 허무하게 죽기도 했다.

SBS '신기생뎐' /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SBS 방송화면 캡처SBS '신기생뎐' /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SBS 방송화면 캡처


▲ '신기생뎐', 눈에서 레이저 발사+귀신빙의

SBS '신기생뎐'은 임성한 작가의 엽기행각 종합세트라 할 수 있다. 귀신에 빙의된 아수라(임혁 분)는 눈에서 푸른 레이저를 쏘면서 다른 사람의 몸을 투시해 간염과 맹장염을 맞추는 '신기'를 선보였다.

심지어 이 웃지 못할 장면에는 CG까지 사용해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 과거 MBC 심은하가 보여준 'M'을 연상케 하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신기생뎐' 아수라의 엽기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기동자귀신 뿐 아니라 할머니 귀신과 임경업장군에 빙의 되기도 했다. 이외에 기생 규율을 어겼다고 멍석말이가 벌어지고, 식스팩 복근을 자랑하는 남자를 욕실에 눕게 해 그 배위에서 빨래는 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 행각으로 시청자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 '오로라공주' 설희, "암세포도 생명이에요"

'오로라 공주' 역시 시청자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방송되는 8개월 동안 숱한 논란을 몰고 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로라 공주'에서는 기가막힌 어록이 대방출됐는데 그중 단연 압권은 설설희(서하준 분)의 "암세포도 생명이에요"였다.

암에 걸린 설희(서하준 분)를 지영(정주연 분)이 위로하자 했던 대사다. 등장인물의 연속된 황당한 죽음과 유체이탈 CG까지 임성한 작가 특유의 황당함이 모두 녹아들었던 '오로라공주'에서 킹 오브 베스트의 영광을 안을 장면이다.

방송 이후 암 투병 환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고 이후 '치질도 생명', '종기도 생명'등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했다.

이외에 "암 세포도 생명" 어록을 더 빛나게 만들었던 것은 '오로라 공주'의 '데스노트' 전개였다. 임성한 작가는 암세포도 생명이라서 죽이지도 못하겠다면서 극중 주인공들은 차례차례 죽여 다시금 논란을 일으켰다.

◆ 임성한 작가 드라마가 낳은 스타들

막장계 대모인 임성한 작가는 막가파식 황당한 이야기의 대명사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는 신인 배우를 기용하기로도 유명하다. 특히나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그의 작품에 등장한 신인 혹은 중고신인들은 대부분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만드는 기염을 토하며 '임성한 키드'를 탄생시켰다.

'보고 또 보고' 김지수는 이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이 드라마에서 부모의 편애 속에서도 굳건히 성장, 솔직하고 똑부러지는 성격의 둘째딸 은주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김지수는 이 작품으로 1998년 MBC 연기대상을 받기도 했다.

MBC '인어아가씨', SBS '하늘이시여', SBS '신기생뎐' / 사진= 뉴스웨이 사진DBMBC '인어아가씨', SBS '하늘이시여', SBS '신기생뎐' / 사진= 뉴스웨이 사진DB


1989년 MBC 19기 공채 배우에 선발되면서 연기에 입문한 장서희는 2002년 MBC 일일연속극 ‘인어 아가씨’의 여주인공인 은아리영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임성한 패밀리에 입성했다.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어 모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장서희는 같은 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비롯해 다른 4개 부문의 상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한류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장서희와 호흡을 맞췄던 김성민은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탔다. 임성한 작가의 ‘왕꽃선녀님’에도 연이어 출연하며 여성 시청자들, 특히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이다해는 2002년 MBC 특집극으로 데뷔 한 이후 연이어 세 작품에서 연기 했지만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하다가 2004년 MBC 일일연속극 '왕꽃선녀님'에서 문초원 역을 연기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다해도 2004년 MBC 여자 신인상을 받았다.

2005년 SBS '하늘이시여'로 유명세를 얻은 윤정희도 기구한 운명에 맞서 애절한 사랑을 하는 여주인공 이자경을 연기하며 분명치 않은 발음으로 연기력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눈물의 여왕'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또 이태곤 역시 '하늘이시여'에서 구왕모 역에 발탁된 이후 아줌마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톱스타 대열에 올랐다.

1993년 MBC 공채 탤런트 22기로 데뷔한 왕희지는 교통사고로 오랜 공백기 끝에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재기에 성공했다.

신인이었던 임수향 역시 '신기생뎐' 주인공 단사란으로 캐스팅 되면서 ‘제2의 장서희’로 주목 받았고,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데뷔한 성훈도 눈길을 모았다. '보석비빔밥'에서 비취역을 맡아 열연한 신예 고나은은 2009년 MBC 연기대상 우수상 받았다.

뿐만 아니라 데뷔 9년차 중고신인 전소민도 MBC ‘오로라공주’의 여주인공 오로라로 파격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는 비록 거센 막장 논란에 휩싸였으나, 주연을 맡았던 전소민은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으며 함께 출연한 오창석 역시 주인공 황마마 역할에 발탁되면서 비로소 주목을 받았다.

현재 방영중인 '압구정 백야'에서도 임성한 작가는 어김없이 신인 배우를 발탁했다. 백야 역의 박하나, 장화엄 역의 강은탁이 이들이다. 또 임성한의 조카 백옥담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