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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NW기획]‘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등록 2015.02.12 00:01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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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기사의 사진


배우들이 식사 장면에서 먹느라 연기에 집중할 수 없어서 쌀 한톨을 녹여먹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먹는 장면은 단순히 가족끼리 대화와 갈등의 시발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지금처럼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이 트렌드로 자리잡기 전까지는 말이다.

방송에서 먹는 장면은 일일 정보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떠난 리포터가 입에 음식을 넣은지 1초도 지나지 않아 과장된 리액션을 하던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먹방은 달라졌다. 바야흐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맛없으면 맛없다고 말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다. 솔직한 맛 평가와 표현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

영화에서 김을 한입에 맛있게 먹던 하정우와 자장라면을 입가에 덕지덕지 묻혀가며 흡입하던 윤후는 먹방의 최대 수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처럼 먹방은 다양한 장르에서 진화된 형태로 그려지고 있다. ‘무작정 맛있게 먹자’에서 드라마 속 메시지 혹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음식 먹방 전문 드라마까지 방송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기사의 사진


◆ 드라마 속 먹방, 재미를 넘어 열풍으로

‘2014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쥔 전지현은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로 중국내 치맥(치킨과 맥주의 합성어) 열풍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전지현은 톱스타 천송이로 분하며 고운 외모 뒤에 치맥을 즐기는 소탈한 면모를 드러냈다. “밤에는 치맥”, “비오는 날에는 치맥”이라는 대사를 연발하며 한 손에는 치킨을 다른 손에는 맥주를 먹던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심야 시간대 치킨집 전화번호를 누르게 만들었다.

당시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닭을 뜯으면 중국집 매출이 증가되어 치킨집 사장님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1위로 전지현이 뽑히기도 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도민준 역을 맡은 김수현과 전지현을 중국 내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이러한 인기를 타고 치맥도 유행했다.

중국에서는 치킨과 맥주를 맛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이후 체인점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또 국내 치킨집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증가하며 열기를 입증했다.

‘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기사의 사진


◆ ‘펀치’ 비유와 장치···먹방의 진화

SBS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에서 이태준 총장으로 분하고 있는 조재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인으로부터 드라마 덕분에 자장면 판매가 증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조재현의 말처럼 오후 10시대 방송되는 ‘펀치’에서는 유독 먹방이 많이 등장한다. 자장면, 커피, 홍어,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을 주연배우들이 함께 나누는 장면이 그려진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두 사람, 박정환 역의 김래원과 조재현이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꼭 자장면이 등장한다. 조재현은 한입 가득히 자장면을 물고는 아주 맛있게 먹는다. 김래원 역시 이에 뒤질세라 연신 자장면을 입에 넣는다.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내고야 끝이 난다.

박경수 작가의 작품에서 먹방은 비유의 장치로 활용된다. 이태준(조재현 분)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박정환(김래원 분)이 서로 다른 길을 택한 후 아군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이들은 각자 다른 중국집에서 시킨 자장면을 각자의 방에서 먹는다. 이는 두 사람의 위치를 상징한다.

또 윤지숙 장관(최명길 분)에게 이태준이 자신이 좋아하지만 윤지숙이 먹지 못하는 홍어를 권하는 장면이나, 상황이 역전되었을 때 윤지숙이 이태준에게 파스타를 먹자고 제안하는 장면 등 권력의 구조를 잘 표현하는 장치로 먹방이 사용된다.

‘펀치’는 드라마에서 먹방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단순히 먹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극 안에서 대립과 세 다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먹방의 진화한 모습을 그렸다.

◆ 新 장르 열었다, 오감만족 ‘식샤를 합시다’

전면에 먹방을 표방해 시청자들의 오감을 사로잡은 ‘식샤를 합시다’는 대표적인 먹방 드라마다. 군침 돋우는 생생한 먹방과 배우들의 가식 없는 연기로 흥행을 기록, 올해 시즌2 제작을 확정짓고 돛을 올린 ‘식샤를 합시다’(이하 ‘식샤’)는 먹방 드라마에 새로운 장르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연배우 윤두준은 아이돌그룹 비스트 멤버이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 윤두준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실감나는 맛 표현과 소위 먹을 줄 아는 듯한 매력을 드러내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다. 이수경 역시 여배우로서 다소 부담스러울 법 하지만 내숭 없이 맛있게, 또 많이 먹었다.

‘펀치’·‘식샤’ 안방극장 먹방의 진화, 트랜드 넘어 장르로 기사의 사진


아직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명장면이 존재할 만큼 ‘식샤’는 명품 먹방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장면은 치킨 먹방이다. 윤두준은 “치킨은 둘이 먹어야 한다”는 철학을 확고히 하며 양손으로 닭다리를 잡고 뼈를 골라내는 능숙한 솜씨를 드러내기도 했다.

치킨의 튀김옷이 바스라지는 바삭한 식감을 맛있게 표현했고 날개, 다리 등 각 부위를 어떻게하면 맛있게 먹는지 소개하기도 했다. 이수경 역시 날개를 한손으로 들고 맛있게 흡입하며 쌍벽을 이뤘다.

탕수육을 부어먹고, 찍어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모습을 선보이는가 하면 간장개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 밖에도 육회, 샤브샤브, 우동 등 다양한 먹방을 공개했다.

‘식샤’는 음식을 먹는 소리의 볼륨을 높이고 출연자들의 내레이션을 통해 각 메뉴를 어떻게하면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정보를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흥행에 힘입어 오는 4월 방영 예정인 윤두준, 서현진, 권율이 시즌2에 참여한다. 시즌2가 새로운 먹방으로 지난 시즌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먹방은 하나의 트랜드를 넘어 장르로 자리잡았다. 과거 인터넷방송의 전유물로 취급당하던 시기를 지나 2015년 현재 예능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 발전된 먹방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날 먹방은 단순히 식욕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게 표현되어 새로운 즐거움을 안기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먹방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 줄지 기대해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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