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래퍼들은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편견을 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 뛰어난 래핑 실력은 물론, 프로듀싱까지···지코·랩몬스터·바비
아이돌 래퍼를 대표하는 주자로는 블락비 리더 지코를 꼽을 수 있다. 지코는 블락비 데뷔 전부터 이미 언더 힙합씬에서 인정받는 래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중 최고의 랩 실력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블락비 데뷔 이후에도 크루 벅와이즐로 활동하며 탄탄한 실력을 쌓아왔다. 또 뛰어난 프로듀싱 능력으로 자신의 소속팀인 블락비의 히트곡에 참여해 뮤지션으로도 인정받았다.
지코는 지난해 솔로 앨범 ‘터프 쿠키(Tough Cookie)’를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도 인정받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13일 ‘Well Done’을 연이어 발표했다. ‘Well Done’은 데뷔 후 4년간 자신의 행적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노래다.
‘웰 던’은 발매 직후 주요 음원 사이트를 올킬하며 돌풍을 일으키며 음원강자라는 호평을 들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래퍼 랩몬스터도 지코와 함께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며 탄탄한 실력을 쌓아왔다. 랩몬스터는 지난 20일 믹스테잎의 타이틀곡 ‘Do You’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믹스테잎은 래퍼들이 기존의 비트에 자신만의 가사를 쓰고 녹음한 곡으로 무료로 배포되는 것이 특징이다.
랩몬스터는 ‘이렇게 저렇게 하란 개소리들’ ‘아프니까 청춘이다 그딴 위험한 정의가 제일 문제야’ 같은 신랄한 가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신념대로 밀어붙이라는 소신이 엿보이는 가사로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랩몬스터는 타이거JK와 윤미래, 비지(Bizzy)가 모여 만든 프로젝트그룹 MFBTY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이에 타이거JK는 랩몬스터에 대해 “아이돌에 갖고 있던 편견을 깨준 친구다”라며 그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랩몬스터 역시 “어린시절부터 굉장한 팬이었다. 성공한 ‘덕후’라고 볼수 있다”며 “‘나같은 아이도 랩을 할 수 있구나’라고 깨닫게 해주신 분”이라며 기쁨을 드러내기도 했다.
랩몬스터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뇌섹남-문제적 남자’에 고정 출연하며 새로운 예능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겉모습과는 달리 ‘연예계 브레인’으로 분류 됐으며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높은 아이큐로 반전 매력을 선보여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인 아이콘의 멤버로 데뷔를 앞두고 있는 바비(BOBBY)도 떠오르는 아이돌 래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바비는 정식 데뷔를 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해 우승을 거머쥐며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대형 기획사의 연습생이라는 타이틀로 인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무시를 받기도 했지만 실력파 래퍼 도끼(Dok2), 더 콰이엇과 손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바비는 이후 ‘연결고리#힙합’ 음원을 발매해 돌풍을 끌었으며 소속사 선배인 에픽하이의 ‘본 헤이터’와 YG 유닛그룹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등의 피처링에 참여하며 좋은 음원성적을 거둬 데뷔 전부터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 AOA 지민·EXID LE 등, 여성 래퍼들 영역 확장
남자 아이돌 래퍼들뿐 아니라 여자 아이돌 래퍼들도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앞서 2NE1의 씨엘이 돋보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면 그 바통을 이어 받아 AOA 지민과 EXID LE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짧은치마’와 ‘단발머리’ ‘사뿐사뿐’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걸그룹 AOA의 리더 지민이 숨겨졌던 여성 래퍼로써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민은 Mnet의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을 알리며 도전에 나섰다. 지민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아이돌 래퍼이기 때문에 실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지민을 바라봤다. 하지만 지민은 ‘100초 싸이퍼 미션’에서 우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특히 지민은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여러번 우승을 차지하며 버벌진트의 ‘시작이 좋아’를 2AM의 임슬옹과 함께 불러 음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래퍼 아이언과 함께 부른 ‘PUSS’도 계속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민은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후 매회 과감한 래핑과 일취월장하는 실력으로 화제를 모았고 참가자 중 최초로 앨범의 두 트랙을 차지하는 주인공이 되는 등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며 래퍼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가요계 ‘차트 역주행’ 신화를 이룬 걸그룹 EXID의 멤버 LE도 뛰어난 랩 실력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ID는 지난 2012년 데뷔 후 지난해 ‘위아래’로 차트 역주행을 하며 가요계 최고의 대세 걸그룹으로 떠올랐다. EXID의 멤버 LE는 팀이 현재의 인기에 오르기 전 2013년 Mnet ‘쇼미더머니2’에 참가했지만 2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가요계에 그의 뛰어난 래핑 실력이 입소문을 탔고 지난해 대선배 가수 임창정의 ‘임박사와 함께 춤을’에 피처링을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LE가 2NE1 씨엘에 대적할 실력있는 여성 래퍼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LE는 용준형, 필독과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곡 ‘어이없네’에 홍일점으로 참여해 무한 매력을 뽐냈으며 현아의 ‘Black List’ 피처링에도 참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LE는 작사, 작곡에도 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출연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등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 그룹 래퍼들의 활동이 늘어나자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과거에는 보컬을 위주로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힙합의 강세와 함께 새로운 뮤지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며 “뛰어난 래핑은 물론 프로듀싱 능력까지 겸비해 아이돌 그룹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고 있는 아이돌 그룹 래퍼 멤버들의 활동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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