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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화학·방산 4사 전철 밟지 않으려면

[기자수첩]삼성SDI, 화학·방산 4사 전철 밟지 않으려면

등록 2015.11.13 11:2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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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화학·방산 4사 전철 밟지 않으려면 기사의 사진

“솔직히 회사가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게 가장 아쉽죠. 직원들은 ‘삼성’이라는 자존심을 잃은 겁니다”

최근 롯데로의 매각이 결정된 삼성SDI 여수사업장 직원의 말이다. 비록 사업장은 정상조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직원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이로 말할 수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난 11일 정식 출범한 여수·의왕사업장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도 매각을 결정한 회사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매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여수사업장 비대위 측은 “삼성SDI 케미칼을 비롯한 화학계열 3사가 롯데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발표됐지만 조남성 사장으로부터 직접적인 해명을 듣지 못했다”면서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케미칼 사업부를 포기하는 경영진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본격적인 투쟁을 예고함에 따라 이번 빅딜에서도 삼성은 근로자들과의 갈등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안을 철회하는 게 어렵다는 것은 양측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매각 반대 투쟁에서 시작해 위로금 논쟁으로 번지면서 감정의 골만 쌓일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앞서 한화로 자리를 옮긴 토탈·종합화학·테크윈·탈레스가 사람들에게 비친 모습이 그랬다.

이쯤해서 삼성SDI 경영진이 여수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유감의 뜻을 전하는 건 어떨까. 매각이 결정된지 2주가 지났지만 떠나는 직원들에 대한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찾아볼 수 없다.

이번 빅딜이 회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케미칼 사업부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 대화를 피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물론 회사의 결정으로 박탈감을 느낀 직원들의 심정도 헤아려야 한다.

양측이 대화로 풀어나간다면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 위기에 몰려 울며 겨자먹기로 협상대에 앉는다면 결코 좋은 그림이 나올리 없다.

게다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 근로자들도 수년간 회사의 이익을 위해 충실히 일해 온 만큼 진심이 담긴 사과를 들을 자격은 충분하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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