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승무원에 최고 영예 상 수여···조양호 회장이 직접 표창 지시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18일 밤 제주발 청주행 보잉 737-800 여객기(KE1958편)를 조종한 곽주홍 기장을 비롯한 운항승무원 3명에 대해서 회사 내 최고의 영예인 ‘웰던(Welldone)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웰던상’은 비정상적이거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막아 안전운항에 매우 큰 공헌을 한 운항승무원에게 주는 상이다. 특히 운항승무원들에게는 웰던상이 안전과 관련해서 받는 상이기에 가장 영예로운 표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곽주홍 기장 등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들은 지난 18일 오후 제주공항을 이륙해 청주공항으로 착륙하는 KE1958편을 조종했다. 당시 KE1958편은 청주공항 관제 절차에 따라 활주로에 정상 착륙해 활주 중이었다. 어두운 심야 시간인데다 활주로에는 옅은 안개가 끼어있었다.
밤 10시 12분께 KE1958편이 시속 약 180㎞로 활주하던 즈음 활주로 우측 유도로에서 중국남방항공 A319-132 여객기(CZ8444편)가 갑자기 진입했다. 활주로에 다른 여객기가 진입한 것을 본 운항승무원들은 즉시 동체를 활주로 좌측으로 틀어 회피 운항했다. 그 순간 중국남방항공 여객기도 유도로 끝에서 급정거했다.
결국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들이 기지를 발휘한 덕분에 두 항공기는 충돌을 면할 수 있었고 아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활주로 내에서 두 여객기가 충돌 직전까지 갔기 때문에 정부에서 이 사건을 준사고로 판단하고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의 원인은 관제탑의 영어 지시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중국남방항공 여객기 측의 조종 미스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두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충돌했다면 ‘한국판 테네리페 참사’로 기록될 만큼 최악의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테네리페 참사’는 지난 1977년 스페인령 테네리페 섬의 로스 로데오 공항에서 KLM 네덜란드항공 여객기와 팬 아메리칸항공(팬암)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충돌해 583명의 사망자를 낸 세계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돼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상 지상에서 전방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항공기를 멈춰야 하지만 착륙 후 속도가 워낙 빨라 항공기를 세울 수 없었다”며 “위기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히 판단해 사고를 막은 조종사들의 공을 높이 사기 위해 웰던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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