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이래 갈등의 골이 깊어진 만큼 이번 재심사 여부에 따라 노사 간 법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5일 오후 본사에서 중앙상벌위원회를 열어 앞서 파면결정을 내린 박모 기장 사건을 재심사했다.
박 기장은 지난 2월 인천발 필리핀 마닐라행 여객기를 조종해 현지에 도착, 휴식 후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를 운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닐라 도착이 예정보다 늦어지자 '24시간 내 연속 12시간 근무 규정'에 어긋난다며 돌아오는 여객기 조종을 거부했다.
대한항공 측은 "비행 전 브리핑 시간을 3배 이상 지연시켜 고의로 항공기 출발을 늦췄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박기장은 "해당 노선은 항상 연속 12시간 근무규정을 지키기 빠듯해서 문제가 됐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박 기장은 이날 한 시간 동안 운항거부가 적법한 행동이었음을 소명했다. 재심 결과는 이날 곧바로 나오지는 않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한 조종사 20명을 운항본부 자격심의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여부를 심사했으나 결과 통보는 아직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조종사노조의 교섭재개 결정에 따라 노사 양측 상견례에 이어 29일 노사 실무교섭이 예정돼 있는데다 조양호 회장의 SNS파문에 따른 여론악화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강경 대응을 보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부기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조종사 업무가 그렇게 힘드냐’는 내용으로 조종사들에게 비판적인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조종사노조는 지난 23일부터 조 회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하겠다며 조종사들의 탄원서를 받고 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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