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IB전문 기업과 전략적 제휴
1964년생인 정 대표는 경상북도 영천 출신으로 서울대학고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그는 자금부장, IB부장 및 인수부장, 기획본부장, IB담당 상무를 역임한다. 2005년부터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직을 수행했으며 2014년 NH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이후 현재 NH투자증권 부사장을 지내고 있다.
정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는 업계 최고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주관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상반기에 기록한 공모금액은 총 2조9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넷마블게임즈를 상장하며 국내기관 청약수수료를 처음으로 도입해 수수료 경쟁을 지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기관에 청약수수료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관행으로 자리 잡을 시 증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수익이 예상된다. 선도 증권사로서 자본시장에서 증권사의 역할에 대해 큰 의의를 둔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정 대표의 과감한 사업 추진은 주식발행시장(ECM)뿐 아니라 채권발행시장(DCM),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등의 회사채 인수주선에 참여한 바 있다.
국내 IB업계 톱 티어 지위를 구축한 정 대표의 다음 목표는 해외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NH투자증권은 미국 인수합병(M&A) 전문 IB인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에버코어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9개국에 14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2조달러(2200조원)에 달하는 M&A 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제휴를 통해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크로스보더 딜(국경간거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영국, 멕시코, 브라질 등 에버코어가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지역에서 M&A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B사업부의 총 영업수익은 326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785억원을 올렸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5.6%, 69.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특히 영업이익 경우 NH투자증권 전체 영업이익에 60%에 달한다.
NH투자증권 지난해 전체 경영실적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3019억원, 당기순이익 2362억원이다. 이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 이후 단기간 내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성장의 첫 번째 요인은 NH농협금융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들 수 있다. 최근 증권업계 내에서 증권사간 인수·합병 사례가 빈번하다. 이 가운데 NH농협금융그룹의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가장 바람직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현재 농협은 5500개가 넘는 점포망과 200조원이 넘는 자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NH투자증권 외에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보,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을 금융자회사로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금융기관이다. 업계 리더였던 우리투자증권의 역량을 NH농협금융그룹에서 충분히 지원 가능한 이상적인 역학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요인은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1969년 한보증권으로 출발한 이래 총 5회의 인수 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강인한 생존력을 갖춘 회사다.
NH투자증권은 기존의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라는 새로운 영업방식을 업계에 도입했다. 아울러 선진형 투자은행 모델을 빠르게 정착시켜 현재 IB 비즈니스 영역에서 십 수년간 압도적 지위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오랜 전통과 역사 속에서 선도증권사로서의 저력을 꾸준히 이어가며 모든 사업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혁신’이다. 1등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을 통해 회사의 발전은 물론 증권업계 전체의 성장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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