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셀프 연임 지적’ 특정 CEO 겨냥한 것 아냐”

기자단 송년회서 현안 관련 의견 피력

“임원 선임 시스템을 고쳐보자는 것”

“금융위원장, 제왕적 군림 권한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적선동 한 식당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특정 금융지주회사의 CEO를 겨냥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최 위원장이 특정 CEO를 겨냥한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11일 오후 서울 적선동 한 식당에서 열린 금융위 출입기자단 송년회에 참석해 최근 금융권 안팎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CEO 경영 승계와 관련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대주주가 없는 금융회사는 현직 CEO가 장기 집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여태껏 그렇게 하지도 않았지만 앞으로도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절대 개입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다만 주인이 없는 금융회사의 CEO가 장기 집권하기 용이한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도와 상관없이 최 위원장의 말이 특정 CEO를 향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현재처럼 지배구조 문제나 경영 승계 문제가 불투명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BNK금융지주도 경영진 부재 상황이 닥쳤을 때 그 다음에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뉴얼이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 금융회사의 경영 승계 프로그램이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사례를 찾아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져야 하는 권한이 많아짐에도 책임은 적게 진다는 사회적 비판에 대해서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행태가 재벌 총수처럼 돼간다는 비판은 상당 부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회장의 행태에 대해 당국이 대놓고 비판할 수는 없으며 능력 있는 CEO가 선임되고 그 CEO가 제대로 재신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끔 하는 것이 당국의 생각”이라고 말한 뒤 “금융당국 최고 책임자라고 해서 제왕적으로 행동하고 모든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