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공개 행보 줄여가며 ‘신중모드’ 일관회추위 가동 후 연임 입장 밝힐 듯
김정태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다른 회장들이 행사 시작 10~15분 전에 입장을 완료한 것과 달리 김 회장은 행사 시작 시간에 거의 맞춰서 행사장에 들어왔다.
김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 중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인물이었다. 그랬던 만큼 그의 동선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함께 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행사장에 서있었다.
김 회장은 행사 도중에 만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등 금융권 인사들과도 잠깐 웃으며 새해 인사를 건넸을 뿐 시종일관 단상만 지켜봤다. 행사장을 떠나기 직전에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취재진은 김 회장에게 이사회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의견과 연임 여부 등을 반복적으로 질문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급히 차를 타고 행사장을 떠났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27일에 참석할 예정이던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 개관 행사에도 불참하는 등 공개 행보를 최대한 줄여가며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가 김 회장의 유일한 공개 행보였다.
김 회장이 그룹 회장 연임 문제에 대해 침묵하면서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는 형국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까지는 김 회장이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종의 ‘거리두기’인 셈이다.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개선 요구를 수긍하면서 금융당국의 공세는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김 회장의 행보에 따라 당국의 움직임은 또 다시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추가적 논란을 막기 위해 김 회장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가 당국의 지적을 수용한 상황에서 김 회장이 지배구조 등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말을 한다면 당국에 다시 맞서겠다는 쪽으로 오해가 될 수 있다”며 “회추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이후에는 김 회장이 다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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