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연임 논란···국회서도 갑론을박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토론회 열려

與 “지배구조 문제, 개선해야” vs 野 “정부가 관여해선 안된다”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사진=제윤경 의원 SNS 캡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놓고 국회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진선미, 제윤경, 김해영 국회의원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김 회장이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다시 회장을 선출하는 지배구조가 ‘셀프 연임’ 관행을 만들어 황제경영을 가능케 했다며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주관했고 이진용 KEB하나은행 노조위원장과 인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맞춰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도 개선해야 한다고 보았다. 노조는 정치권이 적극 개입해서 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가 적폐청산 과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도 지배구조를 둘러싼 금융산업의 제자리 찾기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금융회사에 소속된 사람들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제대로 개선돼야만 금융산업의 폐단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나서서 금융당국이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개입토록 하고, 금감원장을 불러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책임추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제자로 나선 권영국 변호사는 김 회장을 둘러싼 각종 비리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만약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향후 ‘CEO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권 변호사는 “하나금융과 KEB하나은행은 이상화 전 본부장 인사비리, 사외이사와 부당한 거래(물티슈 관련), 아이카이스트(i-KAIST) 부실대출 등 다수 문제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CEO가 고발된 상황과 그에 따른 리스크를 회장후보 선정 과정에 반영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이외에 야당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정무위원장을 맡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융당국이 현재 벌이고 있는 관치는 참으로 가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의원은 정부가 김 회장의 연임에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하나금융지주회사는 당연히 자기들이 행사하고 추진해야 할 의무로써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회장 추천 선임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며 “그런데 웬일인지 금융감독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 사사건건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금융회사의 독자적 발전을 이 정부가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금융회사 하나하나 CEO 선임에 관여하는 것은 바로 이 정부가 그렇게 반대하고 예전 정부의 속속들이 적폐를 파내고 있는 관치의 또 다른 모습이자 더 심각한 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김 회장의 연임을 두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된다고 지적했지만, 야당은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 일정을 연기하라고 권고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나금융 회추위는 회장 선출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