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전자 평균 매수가 5만1600원주가 5% 상승 시 이익구간 진입···일부 차익실현 나서“주가 변동성 여전”···외국인 매수세 재개 여부 관건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한 2월 18일(국내 31번째 확진자 발생)부터 지난 10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삼성전자 평균 매수가는 5만1602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학개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6조9843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 전체 순매수(19조2473억원) 금액의 약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에 성공해 전날 종가 기준 4만9250원까지 회복했다. 손익분기점이라 볼 수 있는 5만1602원까지는 약 2300원 가량 부족한 상태로 현재 주가보다 약 5% 정도 오를 경우 이익구간에 진입한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이 7.5%인 점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잠정치가 6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5조원으로 4.98%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실적 충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시장 전망치를 3~5% 가량 웃도는 ‘깜짝 실적’이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5조7000억~5조8000억원까지 낮아졌었지만,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주가도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적이 발표된 지난 7일 장중 한때는 전 거래일 대비 3.08%나 급등한 5만2000원까지 올라 지난달 16일(장중 기준) 이후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주가가 5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연일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도 삼성전자에 한해서는 순매수로 전환해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만 4조9515억원 팔아치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는 1789억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약 두 달 만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됐다.
삼성전자 주식을 줄기차게 사들이던 동학개미들은 주가가 상승한 지난 6일(종가 4만8700원)과 7일(4만9600원) 각각 3350억원, 957억원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기도 했다. 만약 최저가에 샀다고 가정하면 이틀 간 수익률은 각각 14.58%, 16.70%에 달한다. 개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10% 이상 급등한 지난달 24일에도 280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면서 “앞서 개인 자산이 시장에 워낙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투톱’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외국인의 ‘팔자’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인 투자가들의 대응이 적절했던 경우가 많았다”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 펀더멘탈 변화보다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유출입에 더 민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반등 중이나 향후 신흥국 경기 및 기업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경기가 나아질 조짐이 없는데, 주가가 너무 흥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된 것은 견조한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고,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수급의 방향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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