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출가스 과징금 776억 부과벤츠차, NOx 기준보다 13배이상 배출고품격 프리미엄 가면 뒤 소비자 기만 여론정부 솜방망이 처벌, 수입 메이커 韓 책임감 의문
국내에서 벤츠코리아가 배출가스 불법 조작으로 결함 시정 명령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역대 최대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했고 대상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인증을 이달 중에 취소키로 했다.
이번에 적발된 벤츠 차량은 인증시험 때와 달리, 실제 주행할 때 미세먼지 발생의 주 원인인 질소산화물이 기준치 보다 무려 13배 이상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증을 받고 판매된 차량에서 대기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질소산화물이 배출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국내 수입차 1위 벤츠는 지난 해 매출 5조4377억, 순이익 1423억을 달성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발표 자료만 놓고 본다면 벤츠는 역대급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배출가스 불법 조작을 서슴치 않았다고 할 수 있다.이는 곧 대한민국 소비자, 나아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자행한 것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서는 ‘자동차는 벤츠’라는 맹신이 불러온 참사라는 시각도 있다. 벤츠에 대한 일부 소비자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소비자를 ‘왕이 아닌 머슴’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벤츠가 한국에서 이같은 조작을 했다면 기만을 넘어 범법행위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자동차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소비자단체 등 시민단체는 이번 배출가스 조작을 심각하게 내다보고 있다. 인증된 차량의 성능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의미이자 고품질, 고품격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메이커에 대한 품질 신뢰도 하락뿐만 아니라 연비 대응에 대한 기술력 한계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 사태와 닮아 있다. 제2의 디젤게이트로 번질 수 있을 만큼 사안이 중차대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벤츠 브랜드에 대한 반감의 정서가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브랜드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소비자를 무시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댓가를 치를 것이다.
벤츠 코리아 측은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태에 대한 정당한 기술적,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항변하며 추후 불복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소비자들과 관련 업계는 벤츠 코리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환경부 시정 명령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할지, 이를 불복하고 소송을 진행하게 될지 여부는 벤츠코리아의 몫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내에서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례가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강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 다른 국가에 비해 느슨한 과징금은 배기가스 불법화를 자행하도록 유도한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과징금 수준을 대폭 높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미국은 자동차 제조사가 환경기준을 위반 했을 때 1대당 최대 3만7500달러(약 4600만원, 환율 1228원 기준)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하지만 국내는 대당 부과가 아닌 차종당 과징금에 상한액을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인상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관대하다.
만약 이번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벤츠는 1조70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물었어야 했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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